구미 새마을테마공원에서도, “박정희 숭모관보다 공공시설 더 필요해”

'뉴스민X구미참여연대 공동기획' 그돈씨! (2)
'공공 실내놀이터' 스티커 붙인 시민들 많아

20:26
Voiced by Amazon Polly

19일 오후 경북 구미 사곡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역에 부족한 공공 편의시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했다. <뉴스민>과 구미참여연대는 ‘구미 1,000억 희망 씨앗’ 캠페인을 통해 구미시(시장 김장호)가 밝힌 ‘박정희 숭모관 건립’에 대한 생각을 묻고, 지역에 필요한 정책 제안을 듣고 있다. (관련기사=“1,000억 짜리 박정희 숭모관 말고 OOO는 어때요?”(‘23.02.26))

두 번째 캠페인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제안된 주요 정책은 1,000억 희망씨앗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공개된 ▲공공 산후조리원 설치 ▲공공형 실내놀이터 설치 ▲초등학생 치과주치의 시행 ▲교복지원금 30만원으로 상향 4가지에 더해 ▲발달장애인 자립주택 개설 ▲청소년 교통비 지원이 추가됐다.

▲ 19일 오후 경북 구미시 사곡동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에서 만난 시민들은 지역에 부족한 공공 편의시설이 많아지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혔다.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에서 만난 시민들은 1,000억 원을 박정희 숭모관에 들이는 대신 구미에 부족한 공공 편의시설이 확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처럼 따뜻한 봄날을 맞아 가족 단위로 나들이 나온 방문객이 많아서 어린이를 위한 공공형 실내 놀이터 필요성을 언급하는 이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가족과 함께 공원을 찾은 이흔숙(41·옥계동) 씨는 “사실 여기 공원 지을 때도 좀 그랬다. 당시 ‘버스터미널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는 뉴스가 나오던 상황이었다”며 “박정희 숭모관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구미에 공공 편의시설이 많이 없는데, 시민들을 위한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어머니를 대신해 스티커를 붙인 어린이 김소하(8) 씨는 “놀이터가 생기면 좋겠다. 재밌게 놀고 싶고, 여기 있는 건 시시하다. 그네랑 미끄럼틀, 시소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민경(42·임은동) 씨는 “경북에서 구미에 젊은 세대들이 많이 사는데, 아이들과 갈 만한 곳이 없다”며 “박정희 숭모관을 짓지 말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체육복합시설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7살 막내를 데리고, 새마을운동테마공원 내 전시관에 위치한 어린이놀이터를 방문한 이 모(44·문성리) 씨 역시 ‘공공형 실내놀이터’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했다. 이 씨는 “공공시설이 구미에 많이 없는데, 다른 도시와 비교해도 부족한 것 같다”며 “세 자녀가 있는데, 오늘 막내랑 여기 왔다. 아이들을 데리고 갈만한 곳이 없어서 인근 지역으로 가야 한다.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게 구미에 부족해서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미 곳곳에 ‘박정희 숭모관 1,000억 원’에 관한 플래카드가 많이 붙어 있어서 알고 있다”며 “이걸 짓는 대신 구미는 젊은 세대가 많이 사는 지역이니까 놀이터나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더 생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창목(57·신평동) 씨도 ‘공공형 실내놀이터’에 스티커를 붙이며, 지역에 공공 편의시설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 씨는 “저는 문화계 종사자인데, 여기서 열리는 공연을 보러 왔다”며 “구미에 전시나 공연을 할만한 문화공연시설이 없다. 공공형 실내 놀이터를 포함한 (여가 시간을 보내는) 문화적 공공 편의시설이 지역에 많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정희 숭모관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의견도 일부 나왔다. 울산에 사는 배해철(69) 씨는 “구미 사람이 아니라서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박정희 기념사업은 필요하다”며 “그런데 여기 공원에 꽃도 좀 심어서 가꾸고, 체육시설 같은 것도 생겨서 손자들이 잘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 <뉴스민>과 구미참여연대는 지난 달부터  ‘구미 1,000억 희망 씨앗’ 캠페인을 시작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