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동자 분신 사망···TK 건설노동자도 윤석열 퇴진 운동 선언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
"대통령 사과, 원희룡 사퇴 촉구···정권 퇴진 운동"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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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노동절인 지난 1일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앞둔 강원 지역 한 건설노동자가 분신 끝에 사망했다.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이었던 A 씨는 “정당한 노조활동을 집시법도 아닌 업무방해와 공갈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항의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겨, 건설노동자를 향한 정부의 무분별한 ‘범죄 집단화’의 피해자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3일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경북본부는 국민의힘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대통령의 사과와 사퇴가 없으면 정권 퇴진 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자리에는 노조 관계자들을 비롯해 정당, 시민단체 등을 포함해 150여 명이 모였다.

▲ 3일 민주노총 대구·경북본부는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경북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퇴를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노조 관계자들을 비롯해 정당, 시민단체 등을 포함해 15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고인은 건설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투쟁해왔으나 이같은 활동이 채용 강요와 공갈, 업무방해라며 영장이 청구된 상태였다. 노동조합에 대한 정권의 야만적인 탄압의 결과에 기인한 것”이라며 “건설노동자 분신 사망 책임은 윤석열 정부에 있다. 건설노조 탄압을 중단하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건설노조를 부패하고 파렴치한 존재로 몰아세우며 전국적으로 13회에 걸친 압수수색과 1,000여 명을 소환 조사하고 15명을 구속했다”며 “전방위적인 탄압이 결국 목숨을 던지는 극단의 저항을 불러왔다”고 덧붙였다.

민주노총은 정권에 대해 전면 투쟁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10일까지 대통령 사과와 국토부 장관의 사퇴, 노조탄압 중단을 요구한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권퇴진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김종호 건설노조 대구경북본부장은 “죽음의 건설 현장, 불합리하고 불법이 난무하는 현장을 건설노조가 투쟁과 희생으로 바꿔왔다”며 “우리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우리 노동자들이 왜 ‘건폭’인가. ‘폭력배’는 따로 있다. 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에 우리가 앞장 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A 씨는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앞에서 몸에 휘발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의식이 없는 채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다음 날 숨졌다. A 씨는 건설사에 노조 전임비를 요구하고 건설현장에서 조합원 채용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같은 날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법원은 A 씨 등의 범죄 혐의가 소명되지만, 증거 인멸, 도주 우려가 없어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