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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18일, 낮 12시 30분. 경북대학교 본관 앞으로 교수, 학생, 이슬람 학생 등 2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비옷을 입거나 우산을 쓴 채, “다양성의 의미는 포용”, “혐오 반대”, “혐오보다 다양성”이라고 쓴 손팻말을 들었다. 이들은 대구 대현동 이슬람 사원이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에 의한 혐오 활동이 계속되는 등 갈등이 해결되지 않아, 해결을 위해 학교 구성원이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슬람 혐오를 반대하는 경대인의 모임’으로, 지난 4일부터 월요일과 목요일 점심시간마다 학교 본관에서 학생 통행이 많은 북문 앞까지 이슬람 혐오 반대 경북대인의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행진 중에 “이슬람 혐오를 반대한다”며 구호를 외치거나, 확성기로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를 틀었다.
확성기를 들었던 한 학생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혐오 반응도 있긴 하지만, 더 어려운 점은 대부분 학생들이 이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점”이라며 “학내 구성원인 무슬림 유학생들 문제에 학생이나 연구자, 교수도 같이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야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며 행진 참여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책임이 있고,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경북대 본부가 좀 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른 구성원도 같이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행진에 참여한 또 다른 학생(사회학과)은 “돼지머리를 게시하거나 일부러 돼지고기를 굽는 문제는 더욱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는 거 같다. 오늘 참석한 사람처럼 혐오에 대항해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앞으로도 행진에 함께하자”라고 말했다.
사원 건축지 바로 인근에 세 들어 살다가 재계약을 하지 못한 무하마드 아부바카(34) 씨도 행진에 동행했다. 무하마드 씨는 “마스짓(모스크)에 가면 부정적인 말들이 정말 많다. 하지만 이곳에는 교수, 학생, 외국인도 보인다. 이분들이 이슬람 혐오에 맞서서 같이 목소리를 내주시니 안정되는 마음이 든다”고 설명했다.
박중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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