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한울기공 파업 한 달, 대구시민사회 나서서 “성실교섭”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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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농기계 제조업체 조양‧한울기공 노동자 파업과 직장폐쇄 사태가 한 달 동안 이어지자, 대구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이 사측에 “성실 교섭”을 촉구했다. 1일 자로 금속노조 조양한울분회 파업은 31일, 사측의 직장폐쇄는 30일 차다. 노사 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데다가 노동청 조사도 뚜렷한 결과를 내지 않고 있어 직장폐쇄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노동청의 적극적인 수사와 개입도 요구했다.

▲1일 오전 10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이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조양 사측과 노동청에 조속한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1일 오전 10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대구민중과함께, 대구진보정당연석회의, 대구지역상설연대단체 연석회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과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조속한 문제 해결을 요구했다.

이들은 사측이 금속노조 탄압을 위해 사전에 직장폐쇄를 준비하고 파업을 유도했으며, 이는 노동자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 수단을 넘어서는 공격적 직장폐쇄에 해당해 위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쟁의행위 장기화와 조양‧한울기공 사용자의 직장폐쇄가 남용되고 불법행위가 지속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대표이사가 불법행위를 중단하고 대화와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기백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장은 “애초 파업이 이렇게 길어질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며 “대표이사가 직장폐쇄를 미리 계획하고 생산량을 밀어놨다. 쌓아놓은 물품이 거래처에 납품되고 있고, 일부 거래처에는 사전에 공문을 보내 물량을 줄여 달라고 요청해 놓았다. 회사 측은 ‘물량이 줄었으니 너희가 돌아와도 일할 자리가 없다’고 대놓고 말하고 있다. 노동청이 좀 더 빠르게 수사를 진행했으면 좋겠는데 답답한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박용선 금속노조 대구지부장은 “노동자들이 무슨 잘못을 했나. 대표이사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는 것도 모자라 단협을 위반하고 부당노동행위를 밥 먹듯이 저지르고 있다”며 “욕설도 스스럼없이 하는 이가 어떻게 회사를 경영하겠나. 대표이사를 구속시키고 제대로 경영할 수 있는 이가 경영자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은 노동청에 엄정한 수사와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요구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노동청은 노동자의 권익을 보장해야 함에도 지금껏 (유사한 사건에 대해) 제대로 사업주를 처벌하지 않고 손 놓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 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노동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제대로 된 처벌, 검찰 수사까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민>은 조양‧한울기공의 입장을 듣기 위해 사무실에 전화했으나 조양‧한울기공 측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 관계자는 “부당노동행위 등 노동조합이 고발한 건에 대해 조사 중”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조사가 끝나야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