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추진에 “산불·생태계 훼손” 우려 제기

녹색연합, "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생태 훼손·재난 위험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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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신가평 송전선로 건설 사업 착공을 앞두고, 초고압 송전선로가 산림보호구역·생태계 훼손과 산불 피해 위험도 높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전력공사는 경북 울진 한울원자력발전소와 강원도 삼척화력발전소에서 수도권으로 전기를 보내기 위해 경기도 가평군까지 연결되는 초고압(500kV) 송전선로 설치를 추진 중이다. 경북 울진·봉화군을 비롯해 강원도와 경기도 등 10개 지자체를 경유하며, 길이 230km 선로에 철탑 440여 기가 건설된다. 송전선로는 동부 구간  7개와 서부 구간 4개로 총 11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동부 구간은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 사이에 환경영향평가 조건부 동의를 각각 받은 상황이다. 현재 한전은 산림청 백두대간 보호지역 개발행위 사전협의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사진 제공=녹색연합

1일 녹색연합은 “울진군 북면과 봉화군 석포면·소천면·춘양면, 삼척시 가곡면 등은 산불에 취약한 소나무림이 밀접한 곳으로 송전탑 건설은 산불 진화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동부 1·2구간은 지난해 울진·삼척 대형 피해지를 관통한다”며 “예정지 곳곳은 산사태 위험지구로 과거에도 대규모 산사태 전례가 있다”고 지적했다.

동부 1구간은 경북 울진군 북면 고목리(동해안 변환소)에서 강원도 삼척시 가곡면 풍국리, 동부 2구간은 경북 봉화군 소천면 고선리까지, 동부 3구간은 강원도 영월군 상동읍 덕구리까지다. 1구간 울진 옹봉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2구간 봉화군 묘봉·백병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3구간 봉화군 청옥산·구룡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백두대간 보호지역을 각각 관통한다.

송전선로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지나는 점도 문제다. 녹색연합은 “동부 1~3구간에서 국내 최고의 산림보호구역이 초고압 송전탑으로 돌이킬 수 없는 대규모 훼손 위기에 처했다”면서 “경북 울진군 북면, 봉화군 석포·소천·춘양면은 낙동정맥 응봉산, 백병산 일대에서 태백산으로 이어지는 한반도 생태 축의 대표적인 생태 보고”라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에 따르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과 백두대간보호지역 등에는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을 비롯해 하늘다람쥐, 담비, 수달, 삵, 무산쇠족제비, 희귀식물인 꼬리진달래, 고란초, 수정난풀, 주목, 말나리, 백작약 등이 서식한다.

녹색연합은 “백두대간은 핵심 생태축이자 주요 강의 발원지를 품은 생태 보전의 핵심 공간으로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로 핵심구역과 완충구역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번 송전선로 건설 사업이 해당 법 제정 후 보호지역에서 처음 추진되는 대규모 산지 개발 훼손 사업”이라고 비판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