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문제의 심각성 어떻게 알릴까”···전국 기후 활동가들의 고민은?

대구 생명평화아시아 주최·주관, '지역 기후운동 현황 보고회 및 심포지엄' 개최
한국 기후운동 쟁점과 나아갈 방향은?
충남, 경남, 광주, 강원, 부산, 대구 6개 지역 활동가 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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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는데 앞장서는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 지역 활동 상황을 돌아보고, 고민을 나눴다. 1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생명평화나눔의 집’에서 생명평화아시아 주최·주관으로 ‘지역 기후운동 현황 보고회 및 심포지엄’이 열렸다.

‘현 한국 기후운동의 쟁점은 무엇이고, 나아갈 방향은 어디인가’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황정화 녹색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사회자로 나섰고, ▲조순형 ‘기후위기 충남 행동’ 활동가 ▲정진영 ‘경남 기후위기 비상행동’ 활동가 ▲장화선 ‘광주 기후위기 비상행동’ 활동가 ▲최정희 강원 녹색당원 ▲김헌성 부산 녹색당원 ▲박소영 대구시민재단 활동가가 각 지역 기후위기 운동 활동에 대한 발표를 진행했다. 온라인 생중계도 동시에 진행됐다. 행사는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 후원으로 열렸다.

▲ 19일 오후 대구 수성구 ‘생명평화나눔의 집’에서 생명평화아시아 주최·주관으로 ‘지역 기후운동 현황 보고회 및 심포지엄’이 열렸다.

황정화 위원장은 “기후 재난은 계속 심화될 것이고, 대중적 관심도 계속 확대되고 있다. 그럼 우리가 이 시기에 무엇을 해야 하나. 계속 해나가는 힘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고민이 필요하다”며 “활동 상황을 공유하고, 연대 확장을 위해 동력을 얻는 자리가 되면 좋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충남에서 활동하는 조순형 활동가는 석탄 화력 발전소가 많이 입지한 지역적 특성과 관련한 활동을 언급했다. 조 활동가는 “신규 석탄화력 저지 성공으로 탈석탄 에너지 전환 운동을 당진환경운동연합이 이끌었고, 이 부지에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게 됐다. 지역 에너지 전환운동의 성공 사례”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 지역은 화력발전소 30기와 석유화학 등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많다. 전국 광역지자체별 온실가스 총 배출량에서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며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통감하고, 이런 문제에 공감하는 지역민의 뜻을 모아 기후위기 행동이 출범했다. 석탄화력 조기폐쇄가 가장 큰 목표로, 산업 부문에서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주요 과제”라고 짚었다.

경남에서 온 정진영 활동가도 에너지 관련 활동에 공감했다. 정 활동가는 “지난해 합천 주민들과 LNG화력발전이 지역에 입지하는 것을 저지했다”며 “앞으로도 경남의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정책 마련을 위한 석탄 발전 노동자와 환경단체의 연대 활동,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연대 활동을 강화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 활동가는 지역 기후위기 운동의 고민으로 “지역 활동가들은 5060으로 ‘나이들어’ 가고 있다”며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네트워크 형태로 묶여있다. 핵심 활동가가 많지 않고, 각자가 생각하는 기후운동 전략과 목표 인식 차이가 다양하다”며 걱정도 전했다.

강원 녹색당원으로 활동하는 최정희 활동가는 개발 이슈들이 산적해있지만 상대적으로 활발하지 못한 지역 기후위기 운동을 안타까워 했다. 최 활동가는 “여기 와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다른 지역에 비해 강원도는 동력이 약하다는 것을 더 절실히 느낀다. 강원도엔 기후 의제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기초적 단계부터 필요한 상황”이라며 “임야가 80% 이상에 달하는 천혜자연을 보유한 강원도는 이를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려는 광풍에 직면해 있다. 반생태적 사업에 제동을 걸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이 요청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 녹색당원으로 김헌성 활동가도 고민을 공유했다. 김 활동가는 “지역에서는 기존에 활동하던 환경단체 중심 단체들은 지방정부와 대립적이면서도 협조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다”면서 “여러 성격의 단체들로 구성된 ‘활동’ 중심의 시민 모임과 대립적인 성격이 있다. 기후운동 전략과 목표에 대한 다양한 입장이 있는 상황인데, 기후 운동 목표의 공동 지향을 형성하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광주에서 활동하는 장화선 활동가는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한 에너지 전환 활동 외에도 탈핵운동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 반대운동, 황룡강 친수공원 활동 등 시의성 있는 활동을 지역에서 열심히 하고있다”며 “특히 마을공동체에서 자원순환 및 기후위기 대응 활동이 근래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광주자원순환협의체 참여 단체의 상당수가 주민 자치 성격을 갖는 마을공동체”라고 강조했다.

대구시민재단 박소영 활동가도 역시 시민 중심의 기후위기 운동 전개가 앞으로 운동의 중요 동력이라고 여겼다. 박 활동가는 “대구는 발전소가 없어서 환경오염 문제 외에 다른 현안을 가지고 있진 않다. 비록 전체 인구에 비해 참여 숫자는 적겠지만 기후위기 운동에 기존 환경단체가 아닌 동아리 형식의 시민들의 참여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시민 주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기후위기 운동의 방향이 되어야 한다. 시민들 한 명 한 명을 모두 기후위기 활동가로 키워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기후위기 비상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전개된 환경운동은 2019년 스웨덴 청소년 기후위기 활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의 영향을 받았다. 국내에서도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먼저 시작했고, 지역별로 연대기구 또는 시민모임 형태로 전개됐다. 지난해 9월 기후정의행진(서울)과 올해 4월 기후정의파업(세종) 등이 열리기도 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