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출지대 11月호] 불편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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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뉴스민은 ‘대구 아트 시사저널 표출지대’와 전재 계약을 맺고, 온라인으로 글을 게재합니다. 원본은 표출지대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사회 구조는 관성적으로 유지되어 온 체제의 변혁을 바라지 않는다. 구성원들에게 불편함으로부터 눈과 귀를 닫고 현실에 안주하라 요구한다. 하지만 가치는 언제든 변하기 마련이다. 변화하는 가치체계에 따라 이전에는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여겨지기도 한다. 어떤 배움은 공들여 쌓아온 탑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재구성한다. 세계는 그렇게 수많은 요소가 뒤엉키고 충돌하고 역동하며 바뀌어 나간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불편함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 그로써 뻗어나가는 변화의 논의가 필요하다. <‘100인 클럽’ 침묵으로 외치다!>에는 대구시의 관성적인 ‘이인성 밀어주기’ 지원 사업에 미술행동을 통해 이의를 제기하는 LD클럽의 퍼포먼스를 담았다. <전자발찌가 해결책인가?>에서는 지난 10월 스토킹 범죄자도 전자발찌 대상이 된 것을 기점으로 현재 시행되는 전자감시 제도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독립영화를 아시나요?>는 영화계 예산 삭감 앞에서 그동안의 독립영화 생태계를 비판적으로 돌아보며 자생적인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방향을 말한다. <위기의 농촌에 뿌리를 뻗은 새싹>은 농업인의 날을 맞아 위기의 농촌을 바꿔 나가고자 시도하는 한 청년 농부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전한다.

이 글들은 현 상황에 대한 불편을 말하지만, 그것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계속해서 발을 내디딘다. 사회 구조라는 벽은 개인의 의지로 쉽게 깰 수 없다. 깨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사로잡혀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더 나빠지기만 할 것이다. 각종 반대와 압력으로 홀로 세상을 바꿀 수는 없더라도, 함께라면 가능하다. 뭐라도 바꾸고 싶은 이들의 작은 행동이 모여 침묵 속에 유지되어 오던 세계를 뒤흔들 수 있다. 능동적으로 세상을 만들어 갈 주체들에게 질문한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글_표출지대 김지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