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된’ 대구 미래 50년 기본틀은 안전한가? ① 기득권 카르텔 밀어낸 ‘홍준표 카르텔’

홍준표 영남고 21회 동기, 대구메트로환경 사장으로
경남도지사 시절부터 인연도 대구로
법률고문엔 ‘성왕종 리스트’ 변론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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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대구시는 2023년을 ‘대구굴기의 원년’이라고 칭했다. 대구가 다시 일어서 한반도 3대 도시로서 위상을 되찾는 원년이라는 의미다. 홍준표 시장은 ‘대구굴기의 원년’에 ‘유진무퇴(有進無退)’의 대대적 개혁에 나서 “드디어 미래 50년 기본틀이 모두 완성됐다”고 선언했다. 불과 1년 만에 대구 미래 50년의 틀을 닦아냈다는 기염을 토했다는 의미다. 뉴스민은 ‘대구굴기의 원년’을 성과를 다시 한 번 살피며 홍 시장 닦아낸 50년의 틀이 얼마나 ‘안전한지’ 살펴볼 계획이다.

‘완성된’ 대구 미래 50년 기본틀은 안전한가? ① 기득권 카르텔 밀어낸 ‘홍준표 카르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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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조용하게 대구메트로환경 새 대표가 취임했다. 언론 보도를 참고하면 변태현 신임 대표는 1976년 9급 사서 공무원으로 입직해 경북대, 창원대, 안동대 등에서 평생 사서로 일하다 퇴직했다. 퇴직 후에는 수성문화재단 사외이사 등을 지냈다.

대구메트로환경은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 일환으로 2019년 설립된 대구도시철도 환경 및 경비 노동 업체다. 대구교통공사 자회사로 2020년 1월 공직유관단체로 지정됐다. 공직자윤리법 적용을 받는 기관이지만, 설립 이후 초대 대표부터 대구시장 측근이 낙하산으로 임명되는 자리라는 인식이 파다했다.

초대 김태한 사장은 권영진 전 시장 비서실장을 지낸 후 사장으로 옮겨갔고, 후임인 배기철 사장도 홍 시장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해온 측근으로 분류된다. 배 사장은 내년 국회의원 선거 도전을 위해 사장직을 내려놨고, 그 후임으로 임명된 인물이 변태현 신임 대표다. 그는 영남고 21회로 홍 시장과 동기고, 동기회 회장이다.

홍준표 영남고 21회 동기
대구메트로환경 사장으로
또렷해지는 홍준표 인사스타일

‘대구굴기 원년’을 지나면서 홍 시장의 인사스타일도 그 모습이 또렷해지고 있다. 기득권 카르텔 타파를 외친 홍 시장은 자신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는 이는 전문성 여부와 상관없이 중용하는 모습을 보인다.

오랫동안 사서 공무원으로 일한 변 대표가 도시철도 환경 및 경비 업체 사장에 임명되는 것이나, 마이스 산업과 인연이 없는 표철수 씨가 신임 엑스코 사장으로 온 것도 그렇다. 박창달 전 국회의원을 전문성 없는 한국안광학진흥원장으로 삼으려다 불발된 것도 닮은 꼴이다. 홍 시장은 박 전 의원 사례를 두곤 ‘박 전 의원이 현 정부와 화해 하지 못해 불발됐다’는 취지로 기자들에게 설명하기도 한 바 있다.

표 씨나 박 전 의원은 모두 지난 대선 당시 홍 시장 캠프에서 일한 인연이 있지만, 각각 엑스코, 안광학진흥원이 하는 업무와는 큰 인연이 없는 정치인으로 분류된다. 이들은 각각 1952년생(변태현), 1950년생(표철수), 1946년생(박창달)으로 일흔을 넘긴 고령이라는 점도 닮은 점이다. 인연이 있으면 전문성 뿐 아니라 고령의 나이도 연연치 않는 모습이다.

물론, 대구시가 직·간접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관장 중 전문성이 인정되고, 홍 시장과 인연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인물이 임용된 사례도 없진 않다. 최근 선임된 김시오 대구의료원장이나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 정명섭 대구도시개발공사 사장, 김유현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장 등은 홍 시장과 관계가 도드라지는 인물들은 아니다.

경남도지사 시절부터 인연도 대구로
경남도지사 보좌관 출신, 정장수 경제부시장
법률고문엔 ‘성왕종 리스트’ 변론한 변호사

▲홍준표 대구시장(가운데)이 간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홍 시장 좌우로 김선조 행정부시장과 정장수 경제부시장이 함께하고 있다.

하지만 적지 않은 자리에 경남도지사 시절 또는 그 전후로 인연을 맺어온 인물들을 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장수 경제부시장이다. 그는 스스로가 “일을 하면서 아는 모든 것은 1부터 100까지 홍준표 시장에게 배운 것”이라고 말할 만큼 홍 시장과 밀접한 사이다. 홍 시장이 첫 경남도지사 임기를 할 때 공보보좌관으로 기용돼 쭉 홍 시장 곁을 지키고 있다. 대구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정혁신특보를 거쳐 11월 경제부시장에 임명됐다.

‘어공(어쩌다 공무원)’으로만 채워진 서울본부에도 경남도지사나 국회의원 시절 인연을 맺은 이들이 자리하고 있다. 김윤환 본부장이 대표적이다. 김 본부장은 홍 시장이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비서관으로 인연을 맺었다. 본부장 외에도 경남도지사 시절부터 차량 운행을 한 인물이나 국회의원 시절 비서로 근무하던 인물까지 홍 시장과 인연이 오래된 이가 상당수 있다.

지난 8월엔 홍 시장이 경남도지사 시절 법무담당관으로 일했던 인물이 대구시 새 법무담당관으로 임용됐고, 9월에는 검단산업단지관리공단 전무이사로 경남 양산시의원을 지낸 이장호 씨가 선임되면서 뒷말이 나왔다. 지역과 전혀 연고가 없는 인물인데다, 공단 이사회는 전임 전무를 연임시키려 했지만 대구시가 승인해주지 않은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홍 시장은 2020년 국회의원 선거 당시 경남 밀양·창녕에 나서려다 경남 양산 출마로 선회했다가 당 공천에서 배제된 후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나선 바 있고, 지난 지방선거에선 양신시의원 재선에 도전한 이 씨 지지 당부하는 영상을 찍어 보내기도 했다.

대구시 고문변호사에도 변화가 있다. 지난 2월자로 공개된 대구시 법률고문 현황을 보면 이전까지 7명이었던 고문이 9명으로 늘었는데, 이중 2명은 서울에 소재를 둔 이우승(법률사무소 아름세), 남윤중(법무법인 제네시스) 변호사다. 2018년부터 공개되어 있는 대구시 법률고문 현황을 보면 지난 6년 동안 법률고문을 지낸 변호사 중 서울에 적을 둔 건 이들 뿐이다.

이들 중 이우승 변호사는 고려대 법대 출신이고, 사법연수원 14기로 홍 시장과 연수원 동기다. 홍 시장이 성완종 리스트로 위기에 몰렸을 때 변론을 맡았고, 홍 시장이 자유한국당 대표로 있을 땐 당 혁신위원으로도 임명됐다. 이 변호사는 홍 시장의 든든한 후원자이기도 해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동안에만 2,500만 원을 후원금으로 냈다. 2007년 200만 원 후원까지 포함하면 홍 시장 정치 행보에 오랫동안 응원을 보낸 사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