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한울 천막농성 9일차, “12명 모두 돌아갈 때까지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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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수성구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 인도에 흰색 천막이 자리 잡았다. 차도 방향의 천막 옆면에는 조양한울 대표이사 구속과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12일은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가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9일째 되는 날이다. 천막은 12명의 해고노동자와 해고되지 않은 조합원 10명이 함께 두 명씩 짝을 지어서 밤낮으로 지키고 있다. 월요일과 수요일에는 다 같이 조양·한울기공(조양한울) 앞에 모여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며, 대표이사 자택 앞에서도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해고된 조합원 12명이 회사에 복귀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 조양한울노조는 부당노동행위·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고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조양한울은 전 직원이 29명으로, 지난해 5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와 회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해 103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회사는 파업이 시작된 바로 다음 날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파업이 끝난 뒤에도 사측은 노조 조합원 위주로 순환휴직을 시켰고, 지난해 12월 분회장을 징계했다. 1월 1일에는 조합원 11명을 추가 해고했다. 해고 사유는 ‘경영 악화로 인한 경영상 해고’다. 노조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12일 오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금속노조 조양한울분회 노조파괴 표적 집단해고 분쇄, 투쟁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오후 5시 30분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금속노조 대구지부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투쟁문화제를 열었다. 문화제에는 조양한울분회 조합원 22명을 포함한 50여 명이 참석했다.

가장 먼저 경과보고에 나선 손기백 조양한울분회장은 “회사는 집단해고 이후 정년퇴직한 직원, 가족을 불러 일을 시키고 있다. 다음 주부턴 현장에 남아있는 조합원들에게 잔업 지시도 내려왔다.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는 행위”라며 “노동청은 지금도 현장에서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부당노동 행위를 이어가는 대표이사를 왜 가만 놔두는지 모르겠다. 조양한울분회는 다 함께 회사에 돌아갈 때까지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형주 조양한울분회 조합원은 “나를 포함한 10명의 비해고자 조합원은 혹시라도 모를 사측의 회유나 부당노동 행위에 대비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이 모든 사태는 대표이사로부터 일어난 일”이라며 “노동조합이 들어오면 왜 회사가 망하는가, 왜 아직도 대표이사는 이 회사가 자기 개인의 회사라고 생각하는가. 이 회사는 22명 조합원과 과거 이 회사를 거쳐 간 직원들이 피땀 흘려 발전시킨 회사”라고 말했다.

한편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이들이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조사 중이다. 조양한울분회는 오는 17일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조양한울 대표이사의 구속 기소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고, 대구시민 1만 서명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조양한울 대표이사의 부당노동행위 건과 공격적 직장폐쇄 건에 대해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넘겼는데 보완 조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사건이) 노동청으로 다시 내려온 상황이다. 자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고 전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