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노동위, “포스코 일부 간부, 노조가입 방해 부당노동행위”

노조 결성 당시 포스코 임원의 회유 정황 확인
포스코 회사의 부당노동행위는 기각···노조, "행정소송 검토"

17:59

중앙노동위원회가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의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일부 받아들였다. 포스코 임원 A 씨(상무보)가 노조 가입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중앙노동위는 노조의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기각한 경북지방노동위원회 결정을 일부 취소한다고 지난 5월 31일 노조에 알린 바 있다.

중앙노동위는 판정문에서 “사용자(A 씨)의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임을 인정한다”라며 “나머지 사용자에 대한 재심 신청을 모두 기각한다”라고 결정했다. 노조는 A 씨 등 포스코 임원과 주식회사 포스코가 노조 탄압 모의, 노조 탈퇴 유도, 특정 노조 가입 유도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며 경북지노위에 부당노동행위 구제를 신청했으나 각하, 기각 판정한 바 있다.

중앙노동위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가입을 저해하거나 다른 노동조합 가입을 권고하는 행위를 포스코가 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부당노동행위자 A 씨의 행위를 전국 모든 사업장 회사 게시판에 10일간 게시하도록 했다.

판정문에 따르면, A 씨는 포스코 광양제철소 부장으로, 민주노총 가입을 방해하고 한국노총 가입을 권고했다. A 씨는 2018년 10월 1일, 부하 주임과 개별 면담 과정에서 “주임님도 파트장 하셔야죠”, “한씨(한국노총), 민씨(민주노총) 중 회사에 우호적인 한 씨 집안이 낫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A 씨의 행위 이외에, 노조가 제기한 노조 탄압 모의 등은 중앙노동위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8년 9월 23일 포스코 인재창조원 정도관 302호에서 노조가 입수한 ‘노조 대응 문건’, ‘부당노동행위 의심 내용이 담긴 업무 수첩’ 등에 대해 중앙노동위는 “노조 세력을 약화하고 다른 노조를 지원하기 위해 시나리오를 수립해 실행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내용 중에는 ‘회사 갑질 문화나 불필요한 업무 폐지 검토’ 등 개선 방안도 있기 때문에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다.

이외에도 중앙노동위는 직책보임자 직책 수당 인상, A 씨 이외 다른 임원들의 특정한 부당노동행위 의심 행위(직원 성향 파악 지시 메일 등)는 모두 부당노동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장은 “한 임원에 대한 부당노동행위는 인정됐다. 조직 특성상 상부 지시를 받지 않고 임의로 이렇게 행동할 수는 없다”이라며 “행정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중노위 결정 관련 대책은 아직 내부 검토 중이다. 내부적으로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검토 후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