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 현장에서] (12) 하우징나라 김주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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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건물은 반드시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하나요?”

주식회사 하우징나라 김주열 대표가 지난 10년 넘게 공인중개사로 일하면서 든 의문이다. 노후 주택을 소유한 집주인 입장에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것이다. 앞서 경제적 여유와 이웃과 마찰, 건축 기간 중 머물 곳 등 여러 가지 고려할 사항들이 있다.

기존 건물을 헐고 새로운 집을 짓기 위해선 개정된 건축법규에 따라야 해, 자칫하면 기존 주택의 절반가량만 건축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생긴다. 주민 상호간 이해관계가 달라, 재개발이나 재건축을 할 때는 걸림돌이 많다. 만약 사업이 추진되어도 사업 기간만 최소 10년 이상 걸린다. 그리고 재건축과 재개발은 부동산 투자 대상이 되면서 집값 전체를 흔들다 보니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5년 전에는 ‘적은 월급이라도 모으면 언젠가 좋은 집에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지금 1년에 수천만 원씩 뛰는 집값을 보면서는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체감이 안 돼요. 대규모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아니더라도 낡고 오래된 건물의 주거환경을 개선할 방법은 없을까요.”

▲김주열 대표는 “건물을 허물고 다시 짓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낡고 오래된 주택의 주거환경만 개선하면 살기 좋은 정주여건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사진=공동체디자인연구소)

하우징나라의 사업은 주거환경개선의 차선책에서 출발했다. 적은 비용으로 주거환경을 정비할 수 있다면 노후 주택 밀집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고민에서다. 이를 위해 건축도장기능사와 방수기능사, 온수·온돌기능사 등 국가기술 자격증 4개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서울시 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주최한 ‘집수리 시공업체 역량강화 교육’도 수료하고 전문건설업 면허도 얻었다.

이렇게 쌓은 역량은 사업에 녹여냈다. 하우징나라의 원도심 노후 주택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은 건축 도장과 방수, 온수·온돌 기능 개선이 한꺼번에 제공된다. 또 원도심 주민이나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교육을 이수하면 일감도 준다. 특히 집수리 전문기술자와 연계해 고급기술을 배우고 접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위해 도배기능사 자격 취득과정과 도배실무과정을 개설, 운영하고 있으며, 추후 건축도장, 방수기능사 교육과정도 개설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지역마다 취·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도장 전문 기능인 교육과정이 운영된다. 배움의 기회는 많은데 이러한 교육을 이수하더라도 직업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현행 교육이 자격증 취득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이라면서 “하우징나라는 생활밀착형 교육과 현업 전문기술자들과 현장 경험할 수 있는 일감을 제공하고, 진입장벽을 낮춰 일자리 창출까지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게 비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