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페미니즘 강연 주최 학생 ‘무기정학’ 징계

졸업 두 학기 앞두고 '무기정학'
학교 측, "수차례 지도 거부해 결국 징계"
학보사 인터뷰서는 "학교 이념과 달라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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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3-02 18:38 | 최종 업데이트 2018-03-02 18:38

한동대학교(총장 장순흥)가 페미니즘 강연을 주최했던 학생에게 학칙 위반을 이유로 무기정학 징계 처분을 내렸다.

개강을 앞둔 지난달 28일, 한동대학교는 재학생 석지민(27) 씨에게 '무기정학'을 통보했다. 학생처가 불허한 페미니즘 강연을 강행하고 교직원에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는 등의 이유다. 학생처는 징계 과정에서 개인의 성적 지향을 아웃팅하고, 개인 SNS 내용을 징계 사유로 삼는 등 인권 침해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한동대 학생처는 학생학술모임 '들꽃'이 주최하는 페미니즘 강연 당일, 기말고사를 일주일 앞두고 세미나 등을 열 수 없다는 학칙을 들며 강연을 불허했다. 학생들은 해당 학칙이 이미 사문화된 조항이라고 반발했고, 당시 학생처는 '동성애와 관련된 내용이라면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학교 교육 이념과 맞지 않다'는 등 강연 취소를 종용했다.(관려 기사 : 한동대, 페미니즘 강연 두고 “영적 지진”…학생·교수 징계 등 인권 침해)

한동대는 석 씨에게 ▲학생처와 면담에서 교수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점 ▲학생처가 불허한 강연을 강행한 점 ▲강연을 SNS로 중계한 점 ▲외부 언론 인터뷰 등으로 학교 명예를 손상한 점 ▲특별면담 과정에서 개인면담이 아닌 단체면담을 요구하며 학생 신분을 망각한 행위를 한 점 등을 '무기정학' 사유로 밝혔다.

한동대 학생 상벌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무기정학은 4주 이상 정학으로 '교직원에 대한 언행이 심히 불손한 자' 등이 대상이다.

이번 징계가 '기독교 대학으로서 정체성' 때문이라는 의혹도 끊이지 않는다. 석 씨는 “기독교대학으로서 한동대학교 설립정신과 교육철학에 입각한 학칙에 위배되는 점”을 이유로 최초 진술 요구서를 받기도 했다.

한동대 학보사 <한동신문>에 따르면, 조원철 학생처장은 이번 징계와 관련해 "한동대가 지향하는 교육 목표와 이념에 다르기 때문에"이라고 밝히며, 학교 이념을 징계 사유로 삼지 않는 이유는 "매우 심각한 문제임은 틀림없으나...쟁점이 되면 문제가 된다는 말이 있기도 했다"고 밝혔다.

석지민 씨는 "정말 상상 밖의 일이 일어난 거 같다. 설마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했던 것이 (학보사 인터뷰에) 나왔고, 여태까지 꽁꽁 숨기고 있던 속내를 드러낸 게 아닌가 싶다"며 "저희가 주장한 것들에 대해서는 일절 답변이 없고, 제가 제출한 진술서에도 한 번 더 언급했지만 그에 대한 답변은 없었다"고 꼬집었다.

한동대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학교의 이념이 징계 결정에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학생지도위원님들의 종합적인 판단이 작용한 거라고 보면 된다. 학교 자체는 지도위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해당 학생은) 수차례 학교의 지도를 거부했고, 결과적으로 지도위에서 무기정학으로 징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뉴스민>은 조원철 학생처장에게 직접 답변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졸업까지 두 학기를 남겨둔 석지민 씨는 징계 처분 재심 신청을 고려 중이다. 특별지도를 통보받았던 나머지 4명 중 2명도 추가 진술서 요청을 받았다.

대외협력팀 관계자는 "2명은 해외에 있어서 이 과정이 진행되지 않았고, 나머지 학생들도 비슷한 과정을 진행 중"이라며 "곧 최종적인 결론이 날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한동대 페미니즘 강연 주최를 이유로 징계 절차에 회부된 학생 인권 침해 등이 있었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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