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본회의 발언 중 책상 ‘쾅’ 내리친 최영조 경산시장

경산시, "유죄 판결 나오지 않았는데 유감"

16:20

경산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한 최영조 경산시장(63, 자유한국당)이 시의원의 5분발언 중 간부 공무원 부정청탁 의혹 이야기가 나오자 책상을 한 차례 내리쳤다. 당시 발언하던 의원은 회의를 마치고 “시장의 행동은 아쉬운 면이 있다. 앞으로 비판에 대처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7월 27일 경산시 본회의에 참석한 최영조 경산시장.

27일 오전 11시에 열린 경산시의회 본회의에서 이경원 경산시의원(민주당, 행정·사회위원회)은 2013년 경산시 금고 선정 과정에서 대구은행에 자녀 채용을 청탁한 혐의(뇌물수수)로 불구속기소된 A 공무원의 부정청탁 의혹에 대한 해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이경원 의원이 5분 발언 중 부정청탁 관련 이야기를 꺼내자 최영조 시장은 책상을 한 차례 내리쳤다. 본회의장이 조용한 곳이라 ‘쾅’하는 소리를 누구나 들을 수 있었다. 본회의 종료 후 시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던 최영조 시장은 이경원 의원에게 “경산시가 청렴도를 지키려하는데 (이 의원의 발언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경산시의원 [사진=경산시의회]

이경원 의원은 “경산시 간부 직원 자녀 부정 채용 청탁 의혹으로 시청이 압수수색을 당했는데 경산시는 이 의혹에 일언반구의 해명이 없다”라며 “2개월 이상 행정공백이 생겼는데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역 언론과 시민도 시장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유감표명이나 최소한의 사과라도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라며 “검찰 압수수색이라는 불명예를 안고도 시는 어떤 대처를 하고 있나”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록 시장께서 예비후보 등록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지만, 경산시의 대처는 안일했다”라고 덧붙였다.

경산시는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확정적으로 사과를 요구한 것은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경산시 관계자는 “아직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았다. 무죄로 나올 수도 있는데 사과부터하라는 것은 과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이경원 의원은 “시장이 본회의 중에 발언 중인 의원을 향해 한 행동은 아쉬운 면이 있다”라며 “시장 비판이 나왔던적이 거의 없어서 당황하신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께서 의회의 권위를 무시하는 행동은 두 번 다시 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7월 2일 직위해제된 A 전 국장은 2013년 세무과장 재직 당시 대구은행을 경산시 금고로 선정하는 대가로 자신의 자녀를 대구은행 직원으로 채용해달라고 청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전 국장 자녀는 2014년 6월 채용됐다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퇴사했다. 25일 열린 공판에서 A 전 국장은 자녀 채용 청탁에 대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