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농약사이다' 피의자 박 모 할머니에 무기징역 선고

박 할머니 최후 변론, “친구 죽으라고 할머니가 약을 넣었겠나···억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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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12 00:44 | 최종 업데이트 2015-12-12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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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 피의자 박 모(82) 할머니가 국민참여재판에서?살인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농약 사이다 사건은 지난 7월 14일 경북 상주시 한 마을회관에서 피고인 박 모 할머니 포함 7명의 할머니 중 6명이 메소밀 성분이 든 사이다를 마셔 이들 가운데 2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대구지방법원 형사11부(부장판사 손봉기)는 11일 박 할머니에게 무기징역과 몰수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무기징역 선고 이유로 “피고인은 자신의 주장을 수시로 변경하며 전혀 반성하지 않는다. 피해 회복이 어려운 점, 구조 노력을 하지 않은 점, 객관적으로 별다른 일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한 점, 피고인은 구조를 위해 조치하지 않은 점 등을 볼 때 결과가 매우 중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의견이 크게 갈렸던 의혹에 대해 검찰 의견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닦아 주는 과정에서 메소밀이 옷에 묻었다고 주장하나, 피해자의 타액에서 메소밀이 검출될 가능성은 없으며, 피고인의 옷, 걸레 등에서 피해자의 DNA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을 볼 때 거짓 주장이며 ▲피고인의 옷 주머니에서 메소밀 성분이 검출됐지만 DNA는 발견되지 않은 점을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 S 씨의 분비물을 휴지로 닦고 주머니에 넣었다”는 주장 역시 거짓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들이 비슷한 시기에 사이다를 마셨고 비슷한 시기에 증상이 발생했다면 피해자들이 자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도 납득할 수 없다. 그럼에도 마을회관 안에서 (현장을 방문한 구조대나 인근 주민에게) 아무 일 없었던 것과 같은 인상을 보여줬다”며 “(1차) 구조 후 상당한 시간 동안 나머지 피해자에 대한 구조 노력 역시 하지 않았다. 피고인의 주장은 대부분 객관적인 증거에 봐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선고 이후 청경이 박 할머니를 후송하려 하자 박 할머니는 “너무 억울합니다”라고 외쳤다. 그러자 재판에 참석했던 시민 일부가 크게 울음을 터트렸다. 또, “이건 아니다”, “잘못됐다”는 항의도 나와 재판부의 주의를 받았다.

박 할머니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한 중년 남성은 재판장에서 퇴장하면서 취재진에게 “판결 선고도 전에 조선일보에 ‘선고’ 기사가 나왔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상주농약 사건 유죄 판결에 항의하는 한 남성. 그는 판결 전 조선일보에 무기징역 선고 기사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상주농약 사건 유죄 판결에 항의하는 한 남성. 그는 판결 전 조선일보에 무기징역 선고 기사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배심원 평결은 약 3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배심원 역시 만장일치로 무기징역을 평결했다.

■검찰 무기징역 구형, “사회구성원에게 생명의 존엄에 대한 의문 제기한 사건”

선고에 앞서 검찰은 이날 “피고인의 죄질이 중대하다”는 최종 의견을 밝히며 박 할머니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검찰은 무기징역을 구형한 이유로 “범행 수법이 잔혹하고 범행 후 은폐시도한 점, 피해 회복 노력이 없었던 점과 반성하지 않는 점을 볼 때 특별 가중 영역에 해당된다”며 “맹독성 농약으로 평균 나이 80세 이상 피해자 6명에게 먹여 2명이 사망하고 2명은 기억을 잃었다. 남은 2명도 여생을 충격과 공포로 살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의 범행은 어느 범죄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잔혹하다. 죄질이 매우 중대해 범행이 사회구성원 전체에게 생명의 존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사건”이라며 “억울하게 죽어간 피해자를 위해 정의를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할머니의 최후 변론, “친구 죽으라고 나이 많은 할머니가 약을 넣었겠나···억울하다”

배심원 평결 전 박 할머니는 최후 진술에 나섰다. 박 할머니는 “눈으로 보지도 않고 날 잡아왔다. 우리 아들 고생시키는 것도 안타깝다. 우리 집에 농약 없는데 농약을 안다고 억지로 잡으려고 (범행을) 보지도 않고···어떤 사람이 가져다 놓았나 보지. 범인이 안 잡혀서 이때까지 고생하고 있다”며 “하늘이 알고 땅이 안다. 사람을 어떻게 보고 거기다 약을 가져다 넣었겠나. 우리 친구들 죽으라고 나이 많은 할머니가 약을 가져다 놓았겠나”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무죄 VS 무기징역 의견대립 팽팽··· 대립되는 의견은?

재판은 검찰이 범행 동기를 추단하고 범행 증거 등을 미루어 범행 사실을 입증하면 변호인 측은 검찰 주장에 ‘합리적 의심’을 해 볼 수 있다며 반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변호인 측은 박 할머니가 범인이라고 단정 지을 “직접적 증거가 없다”고 표현한다. 사건 핵심은 “누가 사이다병에 농약을 탔느냐”를 밝히는 것인데, 실제 박 할머니가 농약을 타는 영상이나 이를 증언한 이도 없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4,000쪽가량의 수사기록 등 583건의 증거를 제출했다. 해당 사건의 정황, 주변 목격자의 진술 등을 토대로 박 할머니의 범행을 확신했다.

박 할머니를 범인으로 확정한 검찰의 주된 주장은 ▲박 할머니의 집에서 발견된 농약병, 박카스병이 범행에 사용된 메소밀 성분이 검출됐고 ▲박 할머니의 옷에서 메소밀이 검출됐으며 ▲박 할머니의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는 점이다.

변호인 측은 검찰의 주장에 ▲농약을 넣은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며 ▲다른 피해자들을 돕다가 메소밀 성분이 옷에 묻었으며 ▲범행을 저지를 동기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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