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노회찬 발의법’에서도 한참 후퇴···하늘에서 기뻐할까?

2017년 발의된 노회찬 법은 정의당 법안에 반영

18:16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법안에 대한 평가는 각계각층에서 나뉜다. 법안 제정을 이끌었던 정의당과 노동단체에서는 많이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부족한 점이 많다는 평이 나온다. 하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공수처법 개정 때와 마찬가지로 노회찬 의원을 언급하며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평했다.

고 노회찬 의원은 지난 2017년 4월 ‘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책임자 처벌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을 살펴보면 노 의원 법안은 지난해 6월 정의당이 1호 법안으로 내놓은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책임자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안’에 대부분 담겼고, 제정법과는 차이가 적지 않다.

▲노회찬-정의당-제정법 순으로 중대재해법안 주요 내용 비교표.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무엇보다 적용 대상에 예외를 두는 규정이다. 노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예외 없이 법안 공포 후 6개월 후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이번에 제정된 법안은 5인 미만 사업장은 법 적용 대상에서 원천 배제했고, 50인 미만 사업장은 3년 유예 기간을 뒀다.

5인 미만 사업장을 적용 제외하면서 비판이 일자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의원(더불어민주당)은 KBS라디오 <최강시사>에 출연해서 원청업체가 적용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 의원은 “5인 미만 사업장의 사업주만 이 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것이지, 그 5인 미만의 사업장의 사업주에게 하청을 준 원청업체가 있다고 한다면 그 원청업체의 책임자는 이 중대재해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법을 보면 이 경우에도 예외는 있어서 모든 원청업체가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처벌을 받는 건 아니다. 법 5조는 원청사의 안전 의무 조치를 규정하면서도 “사업주나 법인 또는 기관이 시설, 장비, 장소 등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지배, 운영, 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에 한정한다”고 단서 조항을 달았다.

노 의원 법안과 정의당이 지난 6월 발의한 법안에는 포함된 공무원 처벌 규정도 빠졌다. 노 의원 법안과 정의당 법안은 처벌 수위나 대상에서 일부 차이는 있지만 공무원에게도 중대재해 책임을 묻는 규정이 포함되어 있지만, 제정된 법안은 그렇지 않다.

대신 중대시민재해 조항이 눈에 띄지만, 관련한 규정은 노 의원 법안이나 정의당 법안의 법인 처벌 규정에 유사한 내용으로 포함된다. 제정법이 더 나아간 점이 있다면 법인이 아니라 이 경우에도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도 책임을 묻도록 한 점 정도다.

그럼에도 조국 전 장관은 “법 제정 자체의 의미가 매우 크므로 부족한 부분은 개정해 나가면 될 것”이라면서도 “노회찬은 기소권을 갖는 공수처 법안을 발의하여 검찰 기소독점을 깨려 했고,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처벌을 꾀했다. 하늘에서 기뻐하실 것”이라고 법 제정에 의미를 부여하며 노 의원을 언급했다.

반면 노 의원의 대변인, 비서실장을 지낸 김종철 정의당 대표는 지난 10일 제정된 법안이 담긴 봉투를 들고 노 의원 묘역을 신년 참배하면서 “죄송하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대표께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안을 제출하셨는데 중대재해처벌에 관한 법률안으로 내용이 좀 변화돼 오늘 가져다드리게 됐다.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이 법 표결에서 모두 기권표를 던졌다.

2017년 노 의원 법안 발의에 동참했던 박주민 의원도 7일 “중대산업재해에서 5인 미만 사업장 제외 조항이 신설되고 공무원 처벌 규정이 삭제됐다”며 “전체적으로 많이 아쉽다”는 소회를 개인 SNS에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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