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마음속에는 여전히 2009년 1월 20일”

용산참사 7주기 추모제 모란공원서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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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모사를 낭독 중인 용산참사 생존자들
▲ 추모사를 낭독 중인 용산참사 생존자들

용산참사 7주기인 20일 오후 12시, 용산참사 7주기 추모제가 경기 남양주 마석의 모란공원 열사 묘역에서 열렸다.

박래군 용산추모위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추모제에는 영하의 날씨에도 100여명의 참여자들이 모였다.

조희주 용산참사 7주기 추모위원회 대표는 “6주기에 와서, 7주기 때는 뭔가 가져오겠다고 했는데 빈손으로 와있어 죄송하고 부끄럽다”며 “아직 힘이 미약하지만 다시 힘을 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열사 한을 풀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감옥에 가야 할 사람이 공기업 사장에 이어 국회로 간다고 하는 개탄스러운 현실”이라며 “민주노총이 열사 한을 풀고 진상규명 꼭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존자인 철거민 김창수 씨는 “열사들을 불구덩이에서 지켜내지 못한 것이 한없이 죄송하다”고 밝힌 뒤 “그렇게 소원하셨을 가난한 이들이 더는 쫓겨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더욱 단단하게 견뎌보겠다”고 추모사를 낭독했다.

이상림 씨의 유가족 전재숙 씨는 “망루에서 살아 돌아온 아들 같은 이들에게 감사하고 고맙다”고 인사했다.

전 씨는 이어 “7주기지만 우리 유가족 마음속에는 여전히 2009년 1월 20일로 남아있고 아무것도 해낸 게 없다”며 “힘내서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노력할 테니 용산참사 잊지 말아 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전했다.

추모제 참가자들은 열사 묘역에 술을 따르고 헌화한 뒤 일정을 마쳤다.

▲ 추모조각상 곁에 서있는 용산참사 유가족
▲ 추모조각상 곁에 서있는 용산참사 유가족

용산참사 7주기 추모위원회는 23일 오후 1시에 용산참사 현장에서 추모대회를 연다. 20-22일에는 종로 인디스페이스에서 ‘국가폭력 특별전’으로 추모상영회가 진행된다. 상영작은 20일 <두 개의 문>, 21일 <밀양 아리랑>, 22일 <나쁜 나라>로 오후 7시 30분에 무료로 상영된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다섯 명의 철거민과 경찰 한 명이 국가 폭력으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 속 책임자는 처벌되지 않았고 진상규명이 되지 않아 유가족과 시민사회는 장기투쟁을 이어왔다. 참사 현장은 봄부터 재개발 공사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용산참사의 진압책임자였던 김석기 전 서울경찰청장이 총선 예비후보(경주, 새누리당)로 등록해 논란 중이다. 이에 추모위원회는 지난 17일 경주를 방문해 항의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용산참사 7주기 추모위원회’는 유가족과 개인추모위원을 포함하여 1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 했다. (기사제휴=참세상/정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