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고, 먹고 사는 문제가 정치…기본소득 도입”

[새누리 브레이커s] (2) 변홍철 녹색당 대구 달서갑 예비후보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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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콘크리트. 새누리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곳이라고도 한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대구경북은 타 지역 진보개혁 진영의 ‘공공의 적’이 된다. 대구경북에도 새누리당을 ‘타도’하겠다고 다른 옷을 입고 나오는 사람들이 있다. 많은 건 아니다. 4.13 총선 대구경북 출마자 131명 중 34명, 무소속을 빼면 17명이 그 사람들이다(3월 1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 기준). 가뭄에 단비처럼 대구경북 유권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내어준 ‘새누리 브레이커’들을 매일 만날 예정이다.

대구 한 국회의원 예비후보가 빗자루를 타고 국회의사당으로 향하고 있다. 그는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대구 달서갑 유일한 야당 후보인 녹색당 변홍철(47) 예비후보다. 아직 상대 후보가 결정되지 않았지만(현역?홍지만 의원 공천 탈락으로 곽대훈 전 달서구청장, 박영석 전 대구MBC 사장, 송종호 전 중소기업청장이 새누리당 내 경선을 치르고 있다), 변 후보는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이 즐겁다. 예비후보 등록만 했을 뿐인데 당원 가입도 늘었다고 한다.

달서갑 주민은 물론 대구 시민에게 녹색당은 생소하다. 변 후보와 만나는 주민들은 “어떻게 당 이름이 녹색이냐”며 깔깔 웃기도 한다. 더구나 정치인이 미세먼지와 낙동강 녹조, 물고기 떼죽음 문제를 이야기하니 주민들은 더 놀란다. 그는 주민들에게 “저를 찍어주세요”가 아닌 “함께 힘냅시다!”는 인사를 건넨다. <뉴스민>이 그를 만났다.

변홍철
▲사진=변홍철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우선, 왜 출마했나?

녹색당이 꼭 원내에 들어가자는 목표가 있었다. 그러려면 정당 투표율 3%를 넘어야 하고, 더 많은 유권자에게 녹색당을 알려야 했다. 두 번째 이유는 정치 다양성이 전혀 없는 대구에서 야당이 균열을 내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새누리당이 싫으니까 더불어민주당을 택하는 것은 올바른 전환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봄이 되면 다양한 꽃이 피는 것처럼 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도 변화를 시도하는데 녹색당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새누리당 콘크리트에 균열을 내는 일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 새누리당에게 빼앗아 오고 싶은 것 한 가지가 있다면??본받을 점, 부러운 점, 그냥 뺏고 싶은 점 등 다 좋다.

아무것도 없다. 어떤 사람들은 진짜 풀뿌리 정치는 새누리당이 하고 있다고 말한다. 맞는 말 같을 순 있다. 동네의 크고 작은 조직, 새마을운동회, 부녀회, 농협 다 장악하고 있다. 그런데 녹색당이 생각하는 풀뿌리 정치는 그게 아니다. 새누리당 조직은 아래로부터 공론을 만들지 않고, 중앙권력 눈치를 본다. 그로부터 내려오는 지원과 정치적 지침 등은 아주 소름 끼치는 통제 수단에 불과하다. 그걸 풀뿌리 정치라고 한다면 풀뿌리에 대한 모독이다.

보통, 권력을 쟁취하는 것, 잡는 것, 빼앗아 오는 것 등 고체처럼 비유한다. 그런데 권력은 주권자가 모이는 곳에 바람처럼 물처럼 움직이는 것이다. 그것을 빼앗아 온다고 생각하면 정치가 근본적으로 달라질 수 없다.

대구에서는 녹색당이 정말 생소하다. 선거운동을 다니면 주민들 반응은 어떤가?

기대하고 있었는데 나와 줘서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다. 정말 극소수지만 가장 반갑다. 또, 새누리당만 아니면 좋다는 분들도 있다. 10명 중 2명은 그렇다. 대부분 많은 분들은 도대체 녹색당이 뭐냐고 묻는다. 그 질문을 워낙 많이 들어 이제는 그냥 빵집이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다.^^. 정당 이름이 어떻게 녹색이냐고 깔깔 웃는 분들도 계신다.

변홍철
▲사진=변홍철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특히, 녹색당 공약 중 미세먼지, 낙동강 문제 등은 더 생소할 것 같다. 이런 부분은 주민과 어떻게 이야기를 나누나?

이런 정책을 국회의원 후보가 이야기한다는 걸 신선하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대구는 미세먼지 농도가 27.1μg(마이크로그램)이다. 전국 평균(26μg)보다 높고 정부 기준(25μg)보다도 높다. 특히, 한국이 미세먼지 기준이 느슨한데, WHO 기준은 10μg이다. 미세먼지를 일기예보에서 온도나 습도처럼 다루는데, 미세먼지는 1급 발암물질이다. 미세먼지는 정책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줄일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주민들도 정치인이 아무도 그런 정책을 만들지 않았다는 것에 공감한다.

낙동강에서는 녹조뿐 아니라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기생충이 창궐하고 있다. 물론?기술적으로 물을 정화할 수는 있다. 하지만 우리 식수원에 이런 일이 생기는 걸 알면서도 내버려두는 것은 곤란하다. 숨 쉬고, 먹고, 사는 문제를 정치가 다룰 수 있도록 변화가 필요하다. 주민들 호응을 보면 정말 심각한 문제라고 느낀다. 특히, 아이를 키우거나 젊은 유권자들은 처음엔 생소해 하다가 조금만 이야기를 해 보면 관심을 가진다.

환경 문제뿐 아니라 노동 문제에도 적극적이다. 성서산업단지 노동자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상황이 어떤가?

이제 이틀째 성서산업단지 노동자들을 만났는데, 호응이 별로 높지 않다. 점심시간에 실태조사를 한다. 설문지 작성하는데 채 5분이 안 걸리지만, 노동자들에게는 그 시간조차 빠듯하다. 식사하는데도 10분이 채 안 걸린다. 공장 라인은 돌아가고, 교대로 식사를 하므로 시간이 없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

여가가 없는 시민들, 이게 우리 현실이구나 느꼈다. 기본적으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돼야 여가가 있고, 여가가 있어야 더 좋은 사회에 대한 토론도 가능하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그런 것을 모두 봉쇄해버렸다. 끔찍한 장시간, 저임금, 불안정 노동과 경쟁노동, 노동자들이 일할수록 환경이 파괴되는 파괴노동을 기쁜 노동, 좋은 노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달서갑 국회의원 후보로서 성서산업단지의 노동환경을 바꾸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

만약 국회의원이 된다면 1호 입법안은 뭘 내고 싶나?

기본소득 관련 법안을 가장 먼저 제출할 것이다. 국가가 모든 시민에게 조건 없이 월 4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거다. 이 법안이 실현된다면 우리 사회에 ‘불안’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특히, 청년들은 안심하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고, 농민들도 농산물 가격 하락에 불안해하지 않고 농사를 지을 수 있다. 서울에서는 한 어르신이 홍보용으로 만든 기본소득통장을 진짜 은행에 가져가기도 했다. 그만큼 절실하다는 것이다.

▲녹색당이 홍보용으로 제작한 기본소득 통장과 20대 총선 모금함.
▲녹색당이 홍보용으로 제작한 기본소득 통장과 20대 총선 모금함.

2016년 입법된다면, 2017년까지 청소년, 청년, 노인, 장애인, 농민에게 먼저 지급하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전면 시행하는 게 목표다. 성남시의 청년배당 정책도 하나의 중요한 모델이지만, 조건 없이 모두에게 지급될 때 기본소득의 취지가 살아난다. 성남시로 이사가고 싶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그런 희망이 한국 사회 어느 곳에도 없기 때문이다. 기본소득은 불안하지 않은 사회로 전환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본격적인 선거가 들어가기도 전에 당원이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비후보 등록만 했을 뿐인데 그 비결이 무엇인가?

제 능력이라기보다 녹색당이 가진 힘이다. 처가 식구들은 녹색당 얘기만 들었지 그 내용을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었다. 대부분 보수적 성향의 식구들인데, 내용을 듣더니 이건 내가 가입해도 되겠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 그야말로 문턱이 낮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요즘은 중학교 동기들도 SNS에서 녹색 놀이를 하고 있다. 주변에 보이는 녹색은 죄다 찍어서 사진 합성도 해준다. 기존 정당과 달리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이제 시작이다.

끝으로, 국회의사당으로 빗자루를 타고 날아가는 걸 봤다. “이제 거의 다 왔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보이던데^^. 어떤 퍼포먼스였나?

선거사무소 들어오는 길에 공구상이 하나 있다. 밖에 녹색 빗자루가 보이길래 바로 사서 사무소 옥상으로 올라갔다. 녹색 마법사가 되어보겠다고. 의자를 놓고 진짜 뛰어올랐다. 힘없는 정당이라고 의기소침해 하지 말자는 것도 있고, 많은 시민들에게 알려지고 있으니 정당 득표율 3%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미다. 다들 합성이라고 하는데, 국회 사진 빼고는 다 진짜다. 어떤 분들은 정치를 너무 희화화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지금의 정치는 시민들에게 환멸과 절망감만 주고 있다. 시민들에게 잠시라도 미소를 드리는 정치를 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우스꽝스럽게 변신할 준비가 돼 있다.

▲사진=변홍철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사진=변홍철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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