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문턱에서 멈춘 장애인차별금지법···집단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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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6년. 여전히 장애인의 선거권 보장은 갈 길이 멀다. 대구 지역 장애인 단체가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되풀이된 장애인 참정권 침해 사례를 모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15일 오전 11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장애인연대), 대구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는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16년 맞이 집단진정 및 지역사회 제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후에는 대구인권사무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15일 오전 11시 420장애인차별철폐대구투쟁연대(420장애인연대), 대구15771330장애인차별상담전화네트워크는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인권사무소 앞에서 장애인차별금지법 16년 맞이 집단진정 및 지역사회 제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 2월부터 투표일인 지난 10일까지 대구 지역 장애인 차별 사례를 52건을 접수했다. 이중 참정권 침해는 20건이고, 32건은 일반 진정이다. 접수한 차별 사례 중에는 정식 기표소 접근이 제한된 사례, 투표장 안에서도 기표소 형태 문제로 장애인 이용이 어려운 문제 등이 포함됐다.

예를 들어, 지체장애인 양 모 씨는 사전투표를 위해 만촌2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했으나 승강기가 없어 투표소에 들어가지 못했고, 임시 기표대를 이용해야 했다. 이 때문에 양 씨는 비밀투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느꼈다.

이들에 따르면 이와 같은 사례를 포함해 ▲기표소가 비장애인 체형에 맞춰진 탓에 대구 여러 투표장에서 기표소 이용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투표보조용구 안내 부족, 미숙지 등으로 이용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투표보조용구에는 밴드형 기표용구, 마우스피스용 기표용구, 확대경, 투표가이드북, 점자형 투표보조용구 등이 있다.

또한, 이들은 선거 과정에서 선거방송토론회의 수어통역사 미배치로 토론 내용을 보기 어려웠던 사례, 투표장으로 이동지원이 되지 않은 사례 등 문제가 있어 이 또한 참정권 침해에 해당한다고도 덧붙였다.

이들은 참정권 침해 이외에도 영화관 내 휠체어 좌석이 가장 앞줄에만 설치된 문제, 보행로 연석 높이차로 인한 낙상사고 문제 등 일반 진정도 함께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교통약자 이동지원 제한, 투표보조용구 사전 안내 미제공, 비밀투표 제한, 발달장애인 이해가 어려운 공보물 제공 등 차별 사례가 발생했다”며 “4월 11일로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 16년이 됐으나 시민의 한 사람인 장애인에게 당연히 주어져야 할 권리는 여전히 요원하다”고 밝혔다.

한편 UN장애인권리협약은 투표 절차, 시설 및 자료가 적절하고, 접근가능하며, 그 이해와 사용이 용이하도록 보장하는 등 장애인의 정치적 권리와 기회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에 따르면 국가와 지자체, 공직선거후보자와 정당은 장애인의 참정권 행사에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