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회 교육위, 통폐합 갈등 유가초 방문

21일 이전 통합 결정하는 조례안 심사 앞둬

09:37

대구시의회 교육위원회는 19일 오후 오는 9월 1일 개교를 앞둔 달서구 용천초등학교와 달성군 테크노4초등학교(가칭) 현장 방문을 실시했다. 특히, 테크노4초는 인근 유가초와 이전 통합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 (관련기사=대구, 소규모 학교 통폐합 나서나? 유가초 통폐합 논란(‘16.4.29))

배창규 교육위원장(새누리당, 비례)은 유가초 이전 통합 문제 때문에 현장 방문을 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신규 학교 개교를 앞두고 있고, 관련 조례안(대구광역시립학교 설치 조례 일부 개정안)도 심사해야 해서, 두 학교가 실제로 개교가 가능한 만큼 작업이 진행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나왔다”고 현장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용천초를 둘러본 후 오후 2시 45분께 테크노4초 건설 현장에 도착한 교육위는 대구교육청 및 건설업체 관계자로부터 공사 진행 사항과 신규 학교 개교 준비 상황을 확인했다. 테크노4초등학교와 유치원 건립을 목표로 진행 중인 공사는 오는 8월 15일까지 초등학교 건립을 마무리 짓고, 유치원은 10월 준공을 목표로 계속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9월 개교를 앞두고 공사를 진행중인 테크노4초등학교
▲9월 개교를 앞두고 공사를 진행중인 테크노4초등학교

배 위원장은 “개교하기 전까지 유치원 외부 마감까지 완료할 수 있겠느냐”며 “학교 교실은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운동장이나 급식소 등 학생들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과 유치원 공사에 대한 안전장치가 충분히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치원 준공, 개교 후 1달 남아⋯“안전장치 충분히 마련해야”
유가초 현 교장, 지난 4월 테크노4초 교장으로 겸임 발령

교육청의 상황 보고 과정에서 조례 개정 등 의회 추인을 거쳐야 하는 절차가 있음에도 유가초 이전 통합을 기정사실화하고 추진해온 사실이 다시 확인됐다. 교육청은 이미 4월 20일부터 유가초 교장을 신축 중인 테크노4초 교장으로 겸임 발령한 상태였다. 교육청 관계자는 유가초 교장의 겸직 이유를 “개교 준비를 위한 겸임”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실을 확인하면서 배 위원장이 “개교가 늦어지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교육청 관계자는 “(9월 1일에)개교해야 됩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배재훈 의원(새누리당, 수성1)은 “조례 통과되지 못하면 개교 못 하는 거 아닙니까? 통과된다고 보고 올린 거냐”고 지적했다.

▲대구시의회 교육위원들이 테크노4초등학교 신축 및 개교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대구시의회 교육위원들이 테크노4초등학교 신축 및 개교 현황을 보고 받고 있다.

이전 통합 반대 주민 의견 청취
“마을 공동화 현상 우려”
“이전 통합 절차상 문제”

교육청 보고를 받은 교육위는 뒤이어 유가초 이전 통합을 반대하는 주민을 만나 의견 청취 시간을 가졌다. 손자들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최종수 씨는 “유가면이 남북으로 길게 있다. 초등학교가 남부에는 없고 중부에 유가초가 있는데 이것마저 없어지면 균형발전이 안 된다”며 “생산 인구가 들어오지 않아서, 유가면 중남부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가초 총동창회 관계자라고 밝힌 하상철 씨는 교육청이 추진하는 이전 통폐합이 동창회나 면민, 학부모의 의사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 씨는 “2015년에 이미 동창회 차원에서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했었다”며 “그런데 올해 회장도 참석하지 않은 임시총회를 통해서 동창회가 동의했다고 한다.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배 위원장은 “교육청이 분란을 만든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며 “지역민이 갈라지는 건 저도 마음이 아프다. 교육청과 내일쯤에는 협의가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배 위원장은 “9월 1일 개교를 실제로 할 수 있는지 여부가 가장 중요하고, 학생들이 피해를 보아선 안 된다”며 “더 좋은 방향으로 선택하겠지만, 선택은 학생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3시 30분께 테크노4초 현장 방문을 마친 교육위는 애초 일정에 없던 유가초등학교도 방문했다. 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런 식으로 통합되는 것에는 저도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노후된 현재 유가초의 시설 문제도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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