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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를 돌보이는 이들은 50대 이상 여성이 많고, 매일 평균 6곳에서 길고양이 18마리를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가 주변 청소와 구청 TNR 신청과 참여, 치료 등 적극적 돌봄에 나서는 것으로 확인된다.
동몰권행동 카라는 길고양이 돌봄을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길고양이 돌봄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서울시 25개 자치구 동물보호부서의 협조로 대면 간담회 등을 통해 182건의 응답을 확보했다. 표본 수는 서울로 한정했지만, 과거 전국 단위 조사 결과를 고려했을 때 다른 지역 역시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설문에 따르면 여성이 95.1%로 압도적이었고, 남성은 4.9%였다. 연령대는 50대가 28.6%로 가장 많았고, 60대 25.3%도 적지 않았다. 그 다음으로 40대 21.4%, 30대 11.5%, 70대 이상 5.2%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평균연령은 52.81세였다.
돌보는 고양이 숫자로는 ‘6~10마리’가 36.8%로 가장 많았고, ’21마리 이상’ 22.5%, ’11~20마리’가 21.4%, ‘5마리 이하’가 19.2% 순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는 18.3마리로 추산됐는데, 이는 50마리 이상, 많게는 수백 마리에 이르는 대규모 돌봄을 수행한다고 답한 응답이 일부 포함됐기 때문이다. 돌봄 경력 역시 ‘8~10년 이하’가 29.7%로 가장 많았고, ’11년 이상’ 25.3%, ‘4~7년 이하’ 23.1% 등으로 나타났다.
먹이를 급여 하는 밥 자리도 ‘1~2곳’, ‘3~5곳’이 각각 30.8%로 비중이 컸고, ’10곳 이상’은 23.6%, ‘6~9곳’은 14.8%로 집계됐다. 또 대부분 매일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3.8%가 ‘7~9회’라고 답했고, ’10회 이상’도 17% 였다. ‘1~3회’ 15.9%, ‘4~6회’ 13.2% 순이었다. 길고양이 돌봄 비용 지출도 적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월 수입 10% 미만이 45.6%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11~39%가 32.4%, 31~50% 13.2%, 50% 초과가 7.7% 등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인 돌봄 종류(중복응답)는 주로 사료와 물 제공이 17.6%로 가장 많았지만, ▲주변 청소(분변 포함) 12.5% ▲구청 TNR 신청 12.2% ▲TNR 포획, 방사 참여 11.2% ▲부상이나 질병 치료 11% ▲쉴 곳/잘 곳 제공 10.3% ▲길고양이 생존이 어려울 경우 구조 후 입양 보내기 8.9% ▲직접 사비를 들여 TNR 시행 8.2% ▲동물 학대 대응(학대 추정 사건 경찰신고 등 대응) 8.1%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길고양이 인식과 관련해 가장 위협적인 요소(중복응답)에 대해 ‘동물학대범(28.6%)’을 꼽았다. 이어서 질병과 부상이 15.8%, 은신처 등 안전하게 쉴 공간 부족 15.3%, 영양과 수분 부족 12%, 자동차 등 교통수단(로드킬) 11%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 의견으로는 부정적 인식, 재개발/재건축 시 보호 대책 부족, 주민 갈등, 행정 및 법적 체계 미비, 동물 학대범에 의한 위협이라는 답변도 나왔다.
응답자들은 길고양이 돌봄에 대한 인식 개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중복응답)에 대해 ‘동물학대 처벌 강화 및 혐오자를 줄여나가야 한다(24.6%)’고 생각했다. 그 다음으로 ‘농림축산식품부, 각 지자체의 길고양이 인식 개선 캠페인과 노력(21.2%)’, ‘길고양이 관련 동물보호조례 세부 내용 개정(19%)’, ‘길고양이 돌봄 시민들의 노력(갈등 유발되지 않도록)(11.1%)’, ‘지자체 동물보호팀 공무원 인식 개선(9.8%)’ 등으로 언급했다. 법적 제재와 정부 차원의 노력, 그리고 제도적 개선을 길고양이 돌봄에 대한 인식 개선의 주요 요소로 인식했다.
길고양이 돌봄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묻는 질문에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선과 위협(51.1%)’이 크다고 답했다. 그 다음으로 ‘사료비, 치료비 등 경제적 부담(19.8%), ‘돌보는 길고양이 구조·입양의 어려움(14.3%)’, ‘급식소나 주변에서 일어나는 동물학대 사건(12.6%)’ 등이었다. 그에 따라 일몰 후 야간이나 새벽 시간대 길고양이 돌봄 활동을 주로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응답자 73%가 오후 6시에서 자정 사이에 활동한다고 답했다. 자정에서 새벽 6시 사이에 활동하는 경우도 17% 였다.
길고양이 돌봄 활동에 대한 오해와 부정적 인식 개선을 위해(중복응답) ‘급식소 주변 쓰레기 줍기 등 청소, 길고양이 분변 등을 깨끗하게 치운다’가 33.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다음으로 ‘길고양이에게 밥을 줄 때는 TNR을 반드시 병행한다’도 28.2%로 적지 않았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과거 전국 온라인 설문조사(2022년 4월~7월, 1,543명 참여)를 통해 길고양이 돌봄 활동과 TNR 인식 및 현황을 파악하기도 하기도 했다. 카라는 두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여성 비율이 95% 이상 높고, 40대(2022년 전국 온라인 조사)에서 50대(2024년 서울 대면 조사)로 평균 연령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조사시기, 표본과 지역, 설문 방식 등은 다르지만 길고양이 돌봄에 관해 전반적으로 공통적인 특성을 보인다고 했다. 카라는 “돌봄 활동 유형도 유사하게 나타났고, 먹이 제공이 가장 핵심적인 활동으로 공통 인식되고 있다”며 “TNR(중성화 후 방사) 참여율은 돌봄 경력 연차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이 있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개인 지출 비율이 높은 공통점이 관찰됐다. 특히 TNR과 관련해 지자체 예산 부족으로 인한 개인 부담이 모두 지적됐다”고 짚었다.
또 “현재 길고양이 돌봄은 개인 돌봄자의 헌신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다”면서 “공공급식소의 체계적 운영 및 위생 관리 기준 마련을 통해 민원 발생을 줄이고, 안정적인 돌봄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길고양이 돌봄이 지역사회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구조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정기적인 실태조사와 정책 평가를 통해, 돌봄 활동의 변화, TNR 효과, 시민 인식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면서 “정책적 접근을 통해, 길고양이 돌봄 활동이 개인의 책임을 넘어 사회적 공익 활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신중하고 실효성 있는 길고양이 돌봄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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