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구위원장, 또 “김부겸 출마” 호소···예비후보자들 “결례”, “이해한다”

이상식 예비후보, “준비 중인 후보에게 결례···당혹스러워”
이승천 예비후보, “최선책 찾는 것 동의···차선 적임자는 나”
임대윤 예비후보, “절박한 심정 이해···‘金’ 불출마 때 전략 안 돼”

21:57

6.13 지방선거 출마 희망 공직자 사퇴 기한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이재용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또다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대구 시장 출마를 호소했다. 이 위원장의 김 장관 출마 호소에 대해 일찌감치 대구 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 예비후보자들은 “결례”라고 불쾌해하는가 하면, “이해한다”는 반응도 보였다.

▲지난 2016년 총선거 대구 수성구갑 출마 당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사진=뉴스민 자료사진)

이재용 위원장은 14일 ‘김부겸 장관께 드리는 ‘대구 시장’ 출마요청 호소문’을 언론에 배포해 김 장관의 출마를 다시 요청했다. 이 위원장은 호소문을 통해 “지난해부터 끊임없이 쏟아지는 대구 시민들의 뜨거운 염원을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께 대신 전달코자 한다”고 운을 뗐다.

이 위원장은 “대구 시민은 어느 때보다도 간절히 지역이 변화하길 원하고 있다”며 “김부겸 장관님께서는 거듭 불출마를 선언하셨지만 이번 만큼은 오직 대구 시민만 믿고 6.13 지방선거에서 향후 대구의 미래를 이끌어줄 수장으로 나와주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 정권에서 저지른 국정농단으로 가장 큰 충격과 배신을 느끼셨을 대구 시민들의 상처받은 마음을 김부겸 장관님께서 끌어안고 대구의 완전한 정치 화합의 실현을 향해 나서주셔야 할 때”라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당당히 지역의 정권교체를 위해 출마해달라”고 거듭 출마를 요청했다.

공직선거에 출마하려는 공무원, 정부투자기관, 지방공사, 지방공단의 상근임원이나 공직선거관리규칙이 정한 언론인 등은 15일까지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본인이 수차례 불출마 뜻을 밝혔지만 지속해 출마 요구가 있었던 김 장관의 대구 시장 출마도 15일이 다가오면서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그런데도 이 위원장이 김 장관 출마를 재차 호소한 것이다.

▲14일 현재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더불어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들. 왼쪽부터 이상식 전 국무총리 민정실장,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 임대윤 전 대구시당 위원장(가나다순).

14일 현재 민주당 대구 시장 예비후보로 공식 등록하고 선거 운동을 벌이고 있는 후보자 3명 중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한 이상식 전 국무총리 민정실장은 “대구는 김부겸 한 사람한테 의존해야 한다는 의미인지 굉장히 당혹스럽고, 이미 준비 중인 후보들에게 결례”라며 “제2, 3의 젊은 인물들이 나오도록 도와야 한다”고 불쾌함을 토로했다.

이 전 실장은 또 “제가 당내 기반이 취약하지만 그걸 만회하기 위해 1월부터 내려와서 활동하고 있다. 점점 당원 동지들도 제 마음을 알아주고 있고, 본선에서 확장성이나 경쟁력도 강하다고 확신한다”며 “김 장관 불출마가 확실시되면 김부겸에 대한 의리나 기대 때문에 저에 대한 지지를 보류했던 분들도 저를 지지해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반면 이승천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과 임대윤 전 대구시당 위원장은 상대적으로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승천 전 수석은 “대구 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대구 변화가 필요하다. 대구 변화를 위해 민주당 후보가 시장이 되어야 하고 여론조사상 이길 수 있는 후보가 김부겸 장관이라면 출마 촉구를 하는덴 동의한다”고 이 위원장 호소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이 전 수석은 “최선이 아니면 차선으로 이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가 약하지 않다. 저는 이미 국회에서 예산, 정부 관계자 인맥 등 능력을 갖춰왔다”며 “김 장관이 나오는 게 최선이 아닌가 생각하지만 차선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저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여 강조했다.

임대윤 전 위원장도 “시당 위원장의 시 정부 교체를 위한 절박한 심정으로 이해한다”며 “저는 출마 회견을 16일에 하려 하는데, 그것도 김부겸 장관에 대한 정치적 도의 때문”이라고 밝혔다.

임 전 위원장은 “일각에선 15일 이후 김 장관 불출마가 확실해지면 전략공천 이야기도 나오지만 그건 대구 민주 당원들이 거부할 것”이라며 “후보자 개개인의 유불리를 떠나서 당헌 당규대로 경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