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시민이 생각하는 지방자치 발전 막는 문제는 ‘위정자의 무능’

대구경북학회 등 7개 단체 지방자치 부활 30년 설문조사
단체장과 지방의원 자질 부족 문제 삼는 응답이 절반

12:53

지방자치 부활 30년, 대구 시민들이 생각하는 지방자치의 현주소는 어디쯤일까. 대구경북학회, 대구사회연구소, 대구의정참여센터, 대구참여연대,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 대구YMCA 등 7개 단체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보면 시민들은 지방자치의 효용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7개 단체는 지난 6월 말 (주)세종리서치에 의뢰해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지방자치에 대한 효용성과 발전 방향에 대해 물었다. 설문조사는 ▲지방자치가 주민의 삶과 지역발전에 미친 영향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는 문제점 및 정당공천제 등 제도개혁 과제 ▲대구시장과 교육감에 대한 평가를 비롯해 10여 개 항목으로 꾸며졌다.

▲대구 시민들은 지방자치가 대구 시민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대구 발전에도 기여하지 못하며, 지역 주민의 참여도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결과를 보면 시민들은 지방자치를 통해 지역 주민 삶의 질이 나아지지도 않았고, 대구의 발전에 기여하지도 못했으며, 주민참여 기회가 확대되지도 못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지역 주민 삶의 질이 나아졌느냐는 물음에서 27.5%(매우 5.9%+조금 21.6%)만 그렇다고 답했고, 63.8%(별로 41.4%+전혀 22.4%)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대구 지역 발전에 대한 물음에선 34.5%(매우 65.%+조금 28%)가 그렇다고 했고, 57.7%(별로 41.2%+전혀 16.5%)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주민참여 기회에 대해서도 35.8%(매우 7.1%+조금 28.7%)만 긍정 응답을, 55.8%(별로 42.8%+전혀 13.0%)는 부정 응답했다.

시민들의 부정적인 인식 배경에는 단체장이나 의원들의 역량 부족에 따른 실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대구시장과 대구교육감에 대한 평가 영역에서 시장은 5점 만점 중 2.54점, 교육감은 2.62점을 받았다. 시장의 경우 연령별로 볼 때 30대에서 2.01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40대에서도 2.1점으로 낮았다. 60대에서만 3점(3.13)을 넘기는 점수를 받았다.

지방자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를 묻는 물음에서도 ‘단체장들의 자질과 역량 부족’이 가장 높은 응답률(28.7%)을 보였고, 뒤이어 ‘지방의원들의 자질과 역량 부족’(21.1%) 순으로 높은 응답을 보였다.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자질 부족을 꼽는 응답률이 49.8%로 절반에 가까웠다.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은 “지역 문제가 생길 때마다 시민들이 단체장들에게 들은 이야기는 지방의 권한과 예산 부족이 저를 힘들게 해서 성과를 못 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며 “하지만 대구시민은 그런 문제가 아니라 사람의 문제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지난 21일 대구경북학회 등 7개 단체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시민의 눈으로 본, 대구 지방자치의 현재와 과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