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전태일 옛집 찾아 “민주노총, 전태일 정신 잃어”

19:43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박용진 국회의원(서울 강북구을)은 24일 대구에 와 전태일 열사 옛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계가 초심을 잊어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부터 대구에서 기자 간담회, 당원 간담회 등을 소화한 후 저녁 6시에 조금 못 미쳐서 전태일 열사의 대구 남산동 옛집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옛집을 기념관으로 건립하는 시민운동을 추진 중인 ‘전태일의 친구들’의 이재동 이사장, 김채원 상임이사 등이 함께했다.

▲24일 대구에 온 박용진 국회의원이 전태일 옛집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 의원은 “전태일의 정신을 따르겠다고 하는 민주노총이나 노동운동이 전태일 풀빵 정신, 작은 거라도 나누려고 하는 나눔의 정신, 연대의 정신을 혹시 잃어버린 것은 아닌가 싶다”며 “부조리와 불공정에 도전하고 싸울 때는 안 그런데, 조직이 되고 체계가 갖춰지면 형식을 지키려고 하고, 애초 초심을 잊어버리는데, 노동운동도 전태일 정신은 잊어버리고 앙상하게 구호만, 조직만 남고 정신은 발현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기자와 만나서도 최근 중앙일보에 게재한 칼럼으로 노동계의 비판을 받는 류호정 정의당 국회의원 일을 두고도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비판적 논조의 글, ‘그게 공정이냐’고 던진 거로 아는데, 그 문제제기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늘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노총과 지금의 노동운동이 있기까지 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있었다”며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이나 노조, 노동운동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받았던 사회적 연대와 지원에 걸맞게 더 큰 우리를 위한 걸음을 하고 있는지 돌이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법인세 인하나 공무원 연금 개혁 등 정책을 논의하는 파트너로서 민주노총에 대해서도 “모든 문제에서 민주노총이 지금의 비정규직, 대공장, 취업해 있는 사람들의 방어적 노동운동만 생각한다면 사회적 논의를 끌고 갈 수 있는 정치적 영향력에서 자꾸 힘을 잃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더 전략적으로, 담장 밖으로 나와야 한다. 그렇게 해야 국가 운영의 주요 주체로서 노동조합, 노동운동이 서고 정치적 영향력도 강화될 것”이라며 “정년 연장 문제, 연금 개혁, 노동시장 개혁, 모든 부분에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당연히 대화 주체이자 합의 주체여야 한다. 사회적 합의를 팽개치고 투쟁으로만 돌파하려고 하면 민주노총이 그동안 사회적 영향력, 정치력을 쌓기 위해 희생했던 사람들의 노력을 무위로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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