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열사 53주기···옛집 기념관 건립 위한 2차 시민모금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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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 53주기를 맞은 13일 오후 4시 30분, ‘남산동 전태일 옛집’에서 전태일 열사 53주기 기념식이 열렸다. 지난 2020년 열사 50주기 시민 성금을 통해 매입한 전태일 옛집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기념관 건립이 미뤄져 왔다. 이날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은 건립 방향을 공론화하고 건축비 마련을 위한 ‘제2차 시민모금운동’을 결의했다.

▲2020년 열사 50주기 시민 성금을 통해 매입한 전태일 옛집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건립이 미뤄져 왔다.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은 ‘제2차 시민모금운동’을 통해 전태일 옛집을 건립할 계획을 밝혔다.

1948년 대구에서 태어난 전태일 열사는 15살이던 1963년, 대구로 돌아와 남산동 집에서 1년 6개월가량 가족과 함께 살았다.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은 2여년에 걸쳐 시민 기금을 조성해, 2020년 1월 대구광역시 중구 남산동 2178-1에 위치한 전태일 옛집을 매입했다. (관련기사=‘전태일 52주기 추모식’ … 옛집 복원 위한 착공식 진행(‘22.11.12.))

기념식에 참석한 이들은 ‘대구 전태일기념관’ 건축을 위한 제2차 시민모금운동을 결의했다. 전태일의친구들 건축위원회는 전태일 옛집 매입 후 유족, 집주인, 이웃주민, 청옥고등공민학교 교사 증언을 통해 전태일 가족이 살았던 셋방의 모습과 위치를 확인한 뒤 기초석 발굴 작업을 했다.

이후 2년여 숙의 과정을 통해 집주인이 기거한 본채는 최대한 한옥 원형 그대로 리모델링해 전태일 기록 전시관으로 조성하고, 4평 남짓한 셋방터는 현재의 전태일 정신을 담을 수 있는 오브제 방식으로 재현하고자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송필경 전태일의 친구들 이사장은 “전태일은 어디서나 ‘대구사람 전태일’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리고 본인의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바로 여기, 두 평에 살 때라고 했다”며 “우리는 전태일을 단지 노동 투사로만 기억할 게 아니라 우리의 지성과 양심, 도덕을 일깨우는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태일 열사 동생인 전순옥 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19대 비례대표)은 “오빠 전태일이 일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공간이 재조성될 수 있다고 하니 목이 메인다. 오빠는 온전하게 자신의 삶,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공간을 한 번도 가져보지 못했다. 오빠의 수기를 하나하나 찾아보며 다시 한 번 가슴이 먹먹해서, 나는 무엇을 위해 사는지 돌아보고 있다. 이 공간이 그런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저녁 6시 30분에는 인근 대구 청소년문화의 집에서 전태일 기림시집 ‘나비가 된 불꽃-전태일이라는 시’ 출판기념회가 이어졌다. 김해자, 이원규, 송경동, 허유미 시인 등이 시집에 참여했다.

이수호 전태일이소선장학재단 이사장은 추천사에서 “이 책은 대구에 있는 ‘사단법인 전태일의 친구들’이 기획한 문학 앤솔로지다. 전태일의 친구들은 전태일이 살았던 대구의 옛집을 시민과 노동자들의 십시일반으로 구입하였고 현재는 그 터에 대구전태일기념관을 지으려고 한다”며 “이는 대구의 상징과 언어를 바꾸고자 하는 획기적인 시도이며 이 책도 그 활동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전했다.

▲전태일 옛집 벽 한쪽에 붙은 건축 배치도.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