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이재명되면 좋은 선거구도···‘막말vs쌍욕’ 구도 돼”

핵개발 추진 시사···“독일도 전술핵 거절되자 자체 개발로 협박”

16:16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선 홍준표 국회의원(대구 수성구을)이 10일 이재명 지사가 상대 후보가 되면 가장 좋은 선거구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 지사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되면 막말 대 쌍욕 구도가 된다며, ‘쌍욕 후보’를 국민이 뽑진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북한 핵무기에 대응한 핵무기 개발 가능성도 재차 밝혔다. 홍 의원은 2017년 대선에서도 전술핵 재배치를 주장한 바 있고, 같은 해 9월 대구 중구에서 열린 ‘전술핵 재배치를 촉구하는 2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도 자체 핵개발을 시사한 바 있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10분부터 국민의힘 대구·경북 시·도당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홍 의원은 10일부터 13일까지 3박 4일간 대구·경북 지역 민심 공약에 나선다. 홍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 후 시작한 전국 순회 일정의 마침표를 대구·경북에서 찍고 본격화된 국민의힘 경선에 임할 예정이다.

▲홍준표 국회의원이 10일부터 대구경북 일정을 시작했다. 서문시장에서 지지자들을 만난 홍 의원이 인사하고 있다. (사진=홍준표 캠프)

홍 의원은 “격세지감”이라는 말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그는 “불과 5개월 전에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했을 때 쫓겨났다. 우리당도 아닌데 왜 대구시당에서 간담회하려고 하느냐 해서 수성구 제 사무실에서 했다”며 “그런데 오늘 복당해서 넓고 편한 자리에서 회견을 하는 것을 참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험지 출마를 요구하자 탈당했다.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구을에 출마해 당선됐고, 줄곧 무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지난 6월 24일 복당했다. 복당 후 지난 7월 16일 처음 대구시당 대강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가졌고, 지난 8월 17일 공식 출마선언 후 처음 이날 기자들과 만났다.

홍 의원은 “우리당은 20~40대가 언제나 취약했다. 그렇게 해선 대선에서 이기기 어렵다. 그래서 지난 4년 간 20~40대를 어떻게 하면 우리당 후보 쪽으로 몰고 올 수 있을까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소통했다”며 “그 결과 20~40대 지지층이 두터워 졌다. 정통적인 선거운동이 집토끼부터 단속하고 산토끼로 가는건데, 저는 4년간 거꾸로 했다”고 최근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앞지른 결과가 나온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서 “이재명 지사가 되는 게 제일 좋은 선거구도라고 생각한다”며 “이재명 지사가 인파이터다. 저도 인파이터다. 인파이터 경력으로 따지면 저와 이 지사가 게임이 안 된다”며 “26년 선거하면서 가장 프레임 벗어나기 어려운 게 드루킹이 씌운 막말이다. 이 지사는 쌍욕을 입에 담고 있다. 쌍욕과 막말이 붙으면 누가 쌍욕하는 사람을 뽑겠나?”라고 말했다.

또 “본선에 들어가서 유세차에 이재명 지사가 쌍욕한 것만 사흘 틀면 선거 끝난다. 전국민이 그걸 듣고 어떻게 이 지사를 뽑겠나? 원본 파일 틀면 선거 하나마나”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이 불거진 윤석열 전 총장에 대해선 “윤 후보가 법적 책임이 있더라도 정치판에서 정치적 책임은 별개의 문제”라며 “만의 하나 기소되더라도 출마하는데는 지장이 없을거다. 윤 후보는 사법시험도 9수 할 정도로 권력에 대한 집착이 강한 분이다. 어떤 경우라도 사퇴하거나 그러진 않을거다. 그래서 저는 모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더라도 경선 끝까지 갈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홍 의원은 대 북한 정책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확언하면서 자체적인 핵 개발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의원은 “슈미트(전 서독 수상)가 미국에 나토 전선에 전술핵 배치를 요구했지만 미국이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슈미트 수상이 미국을 협박했다. IAEA 조약 10조에 보면 자위를 위해 탈퇴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다. 그 조항을 들어 핵개발 하겠다고 했다. 그래서 전술핵이 재배치됐다”고 말했다.

이어 “2017년10월 야당 대표로서 전술핵 재배치 때문에 미국을 다녀왔다. 미외교협회에 가서 전술핵 재배치 요구하니까 미군 전문가가 한국에는 해줄 수 없다고 하길래, 그러면 우리도 독일처럼 핵개발 한 번 해볼까 그랬다”며 “우리는 원자력 30년 했기 때문에 IAEA에서 탈퇴하고 원자력 핵폐기물 재처리하면 된다. 원폭을 1년에 1,000기 생산할 수 있다. 돈도, 기술도 있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체적 핵개발을 추진하겠다는 거냐는 물음에 “핵은 핵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북은 핵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포기하면 북 체제가 무너진다”며 “유럽 나토식으로 같이 핵 균형을 이루고 양자를 폐기하는 절차로 가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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