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대구가톨릭병원·동산의료원 노동자 7명 중 1명 비정규직

의료연대본부, “불안정한 일자리로 환자 안전 위협”

14:24

대구 3개 대학병원에서 상시 지속 근로를 하는 비정규직이 늘어나고 있어 노조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산하 지역 노조는 7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2년마다 교체되는 불안정한 일자리로 환자 안전이 위협받는 지금의 상황을 바꿔내고, 환자와 노동자 모두 안전한 병원을 만들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경북대병원,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에는 의사를 제외하고 모두 8,531명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 중 1,221명(14.2%)이 비정규직 노동자다. 7명 중 1명 꼴이다.

▲의료연대본부는 대구 3개 대학병원의 불안정한 비정규직으로 인한 의료 현장의 불안정을 젠가로 표현했다.

특히 계명대 동산병원(성서), 대구동산병원, 경주동산병원 등에 분산된 동산의료원에는 의사를 제외한 전체 직원 2,797명 중 627명(22.4%)이 비정규직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동산의료원 중에서도 경주동산병원이 51%가 비정규직이고, 대구동산병원은 33.7%, 계명대 동산병원은 19.8%다.

노조는 “동산의료원은 2019년 4월 동산동에서 성서 신당동으로 이전하면서 비정규직이 급속히 늘어났다”며 “특히 성서동산병원은 의료조무원, 일반조무원, 조리원 등 5개 직종이 100% 비정규직”이라고 지적했다.

조형철 동산의료원분회장은 “동산병원의 역사는 늘고 있지만 병원 내 장기근속자 숫자는 줄어만 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곧 숙련된 인력 부족으로 환자 여러분들에게 제공되어야 할 의료서비스의 하락을 가져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이나 경북대병원은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긴 하지만 내용적으론 동산의료원 만큼 좋지 않은 상황이다. 하유숙 대구가톨릭대병원분회장은 “2, 3개월 아르바이트를 채용해 환자 이송을 맡기고 있다”며 “노조가 문제점을 지적하지만 경영진은 병원 업무를 전혀 모르는 성직자이다 보니 환자 안전과 관련된 문제보다 경영상 이득, 인건비 절감만 생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의 경우 의사 제외 1,805명 중 294명(16.3%)이 비정규직이다.

▲의료연대본부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했다.

2018년 병원 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이끌어낸 경북대병원도 비정규직이 새로 생겨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경북대병원에는 현재 의사를 제외하고 3,929명이 근무하고 있고 이중 3 00명(7.6%)이 비정규직이다.

노조는 “경북대병원은 코로나19 시기 절대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노사가 합의해도 기획재정부가 승인하지 않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희 경북대병원분회장은 “2018년 2년마다 잘려나가던 간호사, 의료기술직 등 400여 명과 2020년 청소, 주차 등 용역 소속 40 0여명 정규직화를 이뤘다. 경북대병원장은 비정규직 없는 병원 만들기 공언까지 했다”며 “그러나 지금은 국가시범사업인 간호간병통합병동 요양보호사, 청소노동자, 임상병리사 등 조금씩 늘어나는 비정규직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노조는 “병원 모든 업무는 공간 특성상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당하는 최일선에서 고도의 전문성과 숙련성, 협업성을 필요로 하는 병원 노동자의 비정규직 비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그만큼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짚었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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