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한국게이츠 문제 논의

대구시, "한국게이츠 노사 논의 테이블 만드는데 노력할 것"

16:06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이 만나 한국게이츠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21일 “한국게이츠 문제를 대구시가 방관하지 말고 나서달라”며 시청 앞에서 단식 투쟁을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권 시장과 면담을 통해 “한국게이츠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책임지고 나서자는 것에 일정 부분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29일 오전 9시 30분 대구시청 본관 2층 접견실에서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본부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이 1시간 동안 면담했다. 29일로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이 시청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170일째가 된다.

면담에서 김호규 위원장은 “산업구조 전환에 따라 또 한국게이츠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정교섭을 통한 노동자의 일자리 문제, 지역 자동차 산업 전환 문제에 대한 책임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특히 대구시가 적극적으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길우 본부장도 “청산절차와 매각 과정에서 한국게이츠 자본과 게이츠지회의 직접적인 대화 자리가 있어야 한다”며 “손배가압류 문제 등 여러 법적 문제를 마무리 하지 않고, 자본 철수는 있을 수 없다. 대구시가 한국게이츠 사측과 사측 법률대리인(김앤장 법률사무소)를 통한 교섭 자리 마련 등 책임 있는 중재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 지난 21일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은 한국게이츠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시청 앞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 본부장은 단식 농성 9일차인 29일 오전 권영진 대구시장과 면담을 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면담 결과 브리핑을 통해 권 시장이 사측과 교섭 자리 마련을 위해 대구시가 최대한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구시가 한국게이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이다.

홍용규 대구시 일자리노동정책과 노사상생팀장은 <뉴스민>에 “면담 자리에서 시장님이 한국게이츠 사측과 해고노동자들이 만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한국게이츠 부사장이 어제 출국한 것으로 오늘 오후 확인했다. 법률대리인 김앤장에 노사 대화 자리를 마련해달라고 요청을 해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홍 팀장은 대구시가 그동안 노력을 기울였지만,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난감한 입장도 전했다. 홍 팀장은 “지난 10월 정해용 경제부시장이 한국게이츠 공장에서 부사장을 만나는 등 노사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대구시가 중재 노력을 안 했던 것이 아니”라며 “노사가 해결해야 할 법적 문제도 있는데, 사측 당사자가 빠진 제3자가 모인 자리에서 어떤 성과를 얻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권 시장은 지난 4월에도 한국게이츠 문제를 두고 민주노총과 면담을 했다. 이길우 본부장, 채붕석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장은 권 시장을 만나 해고노동자 문제해결 위한 공식 논의 기구 마련, 자동차 산업 전환 대응 협의체 구성 등을 요구했다. (관련기사=권영진 대구시장, 한국게이츠 해고자와 첫 면담···성과는?(21.04.21)) 당시에도 대구시는 한국게이츠 해고노동자들과 사측 만남을 주선하려고 노력하겠다고 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지난 4월에도 권영진 대구시장과 한국게이츠 문제에 관해 면담을 했다. (뉴스민 자료사진)

이정아 민주노총 대구본부 사무처장은 <뉴스민>에 “대구시도 중재 역할에 나서겠지만,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할 게 없어 난감하다는 입장이었다. 면담 자체에 큰 성과를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지방정부로서 역할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한국게이츠 사안 해결을 위해 다음 달 3일 대성산업 대구영업소 앞에서 결의대회와 서울본사 상경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11일에는 서울과 대구에서 동시 기자회견도 가진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대성산업은 한국게이츠 달성군 공장 부지를 매입한 업체로 알려지고 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