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위라 할 수 없을 정도” 내용도 감동도 없는 민주당 대구선대위

올드보이 전면 배치···청년 4명 별도 위원장으로 ‘구색 맞추기’
상임·공동·청년위원장 15명 중 단 2명만 여성, 성비도 무너져

14:16

“선대위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최악”
“평가가 가치가 없는 일”

8일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이 공개한 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에 대한 당 주요 관계자들의 평가다. 최근 국민의힘을 탈당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한 박창달 전 국회의원을 원톱으로 최전면에 세우고, 이른바 ‘올드보이’로 표현할 수 있는 인물들이 대거 이름 올렸다. 공동선대위원장 10명 중 9명을 청년으로 꾸린 광주와 분위기부터 다르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민주당 대구 대전환 선거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 전환적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성장을 회복하고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국가로 만드는 데 있어 ‘공정성장’, ‘전환성장’을 추구하는 후보의 정치철학을 뒷받침하고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 미래발전과 대전환의 계기를 반드시 확보해가겠다”고 밝혔다.

‘공정성장’과 ‘전환성장’을 추구하는 후보의 정치철학을 뒷받침하겠다고 했지만, 선대위 인선을 보면 어떤 ‘공정’과 ‘전환’을 보이겠다는 건지 모호하다. 선대위 위원장 명단 가장 윗단에는 대구경북총괄선대위원장 박창달 전 국회의원이 놓였다. 박 전 의원은 1975년 민주공화당으로 정계에 입문해 40여 년을 보수정당에 몸담아왔다. 지난달 19일 국민의힘을 탈당해 엿새 만에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박 전 의원은 최근 민주당 대구·경북 시·도당 위원장들과 식사를 하며 위원장단 인선에 대해 일임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확인된다. 박 전 의원은 “제가 민주당 분들을 잘 몰라서 위원장들이 알아서 하시고 차차 채워나가자고 했다”며 “중도, 보수계 인물들이 많이 연락오고 있고, 차차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창달 전 국회의원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그 아래로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 3명이 이름 올렸다. 김대진 현 대구시당위원장, 김혜정 대구시의원, 이원배 더불어꿈 대표 등이다. 모두 오랫동안 당 활동을 하거나 민주당 근거리에서 활동해온 인물들이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 8명의 인선도 다를 것이 없다. 모두 50대 이상으로 구성됐다. 면면도 김용락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장, 김현철 전 남구의회 의장, 임대윤 전 대구 동구청장, 추연창 더불의꿈 공동대표, 김석호 전 민주당 대구 달서구병 지역위원장 등은 오랫동안 당 안팎에서 활동을 해온 인물들이다.

청년 4명도 선거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리긴 했다. 구교순, 김민주, 김효명, 서용덕 씨 등인데, 청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란 별도 직책으로 구분했다. 구분 없이 청년 9명을 공동위원장으로 올린 광주와 크게 구분된다.

성비도 무너졌다. 고문단과 대구경북총괄위원장을 제외하고 상임, 공동, 청년 위원장 15명 중 여성은 김혜정, 김민주 단 2명(13.3%) 뿐이다. 마찬가지로 남녀 성비를 50%로 맞춘 광주와 큰 차이다.

이정도 인선이 공개되자 일각에선 중앙당 차원에서 대구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당 주요 관계자는 “그런 이야기(중앙당이 신경쓰지 않는다)를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