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도 ‘로드킬 주의’, 서구에 대구 첫 설치

지역동물단체가 아이디어 제공, '민관 협업'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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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경기도 등에서 로드킬(야생동물이 도로에서 차에 치여 죽는 것)을 막기 위해 도심에 설치한 안전표지물이 대구 서구에도 설치된다. 지역동물단체가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서구(구청장 류한국)는 연간 로드킬 사체 처리 비용에 약 1,700만원이 쓰고 있어 저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서구는 3월초 대구염색산업단지 대로변에 ‘천천히, 로드킬 주의’라고 적힌 노란색 족자 형태의 안전표지물 3개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서구 복지생활국 경제과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 대형 화물차들이 많이 다니고, 도로가 어두워서 로드킬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편”이라면서 “로드킬 처리에 드는 비용도 적지 않다. 설치 후 효과가 있다면 확대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 대구 서구에 설치될 ‘로드킬 주의’ 안전표지물 (사진=서구청 제공)

서구는 2020년 355건, 2021년 374건의 로드킬 사체를 수거해 처리했고, 연간 1,700만 원이 처리 비용으로 소요된다고 했다. 로드킬 사고 신고나 수거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를 포함하면 실제 사고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9년 서울시 강동구와 2021년 경기도에서 동물단체와 협업해 안전표지물을 설치했고 실제로 로드킬 저감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는 서구에 처음 설치된다.

서구에 안전표지물을 제안한 대구고양이보호연대는 2020년 신천둔치 자전거도로에서 길고양이 로드킬로 동물과 사람이 다친다는 것을 알고 사고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을 처음 시작했다.

이현진 대구고양이보호연대 대표는 “경기도쪽 단체가 캠페인을 봤고, 저희가 자문도 해서 경기도에서 먼저 표지판이 생겼다. 정작 우리 지역엔 설치가 안 되었는데, 이주한 서구의원이 좋은 아이디어라고 구청 관계자를 연결해 주셔서 실현될 수 있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로드킬 사고는 동물 보호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크게 다칠 수 있다. 적은 비용을 들여 사고 방지에 기여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대구 다른 구·군으로도 확대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