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예술발전소, 기후·환경 주목한 ‘The Blue Bird’전

자연과 사람의 공생을 바라는 예술가들의 상상
프랑스 작가 4명, 한국 작가 5명 등 9인 단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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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예술발전소는 지난 6일부터 ‘동물과 자연’을 주제로 기후위기 문제를 드러내는 프랑스와 한국 작가 단체전 ‘The Blue Bird’를 제2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추록 히리에치(Chourouk Hriech), 로만 베르니니(Romain Bernini), 김유정, 박승원 등 프랑스와 한국 작가들이 참여했다. 페인팅, 드로잉, 사진, 영상, 설치 등으로 표현한 이번 전시의 기획은 강효연 대구예술발전소 예술감독과 프랑스의 프랑수아즈 독끼에르(Françoise Docquiert)가 같이 맡았다.

▲추록 히리에치(Chourouk Hriech)가 전시실에 그린 벽화 ‘멀리 있는…(Au loin…)’ 가운데 한 면. (사진=정용태 기자)

강효연 감독은 “작가들이 바라보는 자연과 동물의 모습은 휘험에 처해 있고,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세계이자 대상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있다”며 “이번 기획전시는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기술적이고 미학적인 수단을 통해 인간과 자연을 재결합하고 더이상 분리되지 않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볼 수 있는 전시로 기획됐다”고 말했다.

전시실은 추록 히리에치의 벽면을 채운 흑백 드로잉과 퍼포먼스 영상으로 시작한다. 갇힌 전시실 벽에 그린 3면의 벽화는 마치 뚫린 창으로 보는 자연의 모습처럼 다가온다. 제목은 ‘멀리 있는…(Au loin…)’이다. 흑백으로 그려진 이 벽화는 전시 철수와 함께 사라진다.

로만 베르니니는 전시실 벽면까지 캔버스를 넓힌 ‘태양의 응답’을 비롯해 숲을 그린 ‘큰 나무’ 연작. 나무에 기댄 채 숲에 머무는 사람을 그린 ‘막대’ 연작을 선보였다.

수잔 허스키(Suzanne Husky) 작품 중에는 천장에서 아래로 드리운 카펫이 눈에 띈다. 카펫의 제목은 ‘생명을 뿌리는 새들’로 자연에서 씨앗과 미생물을 운반하는 새들을 담았다. 에디 뒤비엔(Edi Dubien)은 사람이나 동물 등을 관찰해 드로잉한 ‘다시 태어난’, ‘분장한 오소리’ 같은 작품을 보여준다.

▲로만 베르니니(Romain Bernini) 작 ‘태양의 응답(Answering The Sun’ (사진=정용태 기자)
▲김유정 작 ‘회칠한 다락’(왼쪽)과 ‘숨어든 무리’ (사진=정용태 기자)

김유정 작가는 전시실 한쪽 벽면을 우즈베키스탄에서 만난 자연을 담은 ‘회칠한 다락’으로 덮고, 다른 벽에는 ‘숨어든 무리’를 걸었다. 박승원 작가는 비닐봉지를 덮어쓴 채 가쁜 호흡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비닐봉지에는 비둘기의 깃털 같은 것을 붙였다.

(재)대구문화재단이 주최하고 주한프랑스대사관에서 후원한 이번 전시 제목은 벨기에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가 쓴 ‘파랑새(The Blue Bird)’에서 따왔다.

참여작가는 권효정, 김유정, 박승원, 배종헌, 장미 등 5명과 프랑스 작가 추록 히리에치, 로만 베르니니, 수잔 허스키, 에디 뒤비엔 등 총 9명이다.

전시는 10월 16일까지고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정용태 기자
joydrive@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