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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과 지방선거, 연이은 참패 속에 정의당은 새 지도부 선출에 나섰다. 대표 후보로 김윤기, 이동영, 이정미, 정호진, 조성주(가나다순)까지 5명이 나섰다. 정의당 창당 이래 최다 인원 경선으로 치러진다. 14일부터 시작하는 투표를 앞둔 11일, 대구경북 합동유세에 참석한 정호진 후보를 대구 모처에서 만났다.
정호진 후보는 당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 권고 당원 총투표를 발의했다. 전체 당권자의 42.10%인 7,560명이 투표 참여했고, 찬성 2,990명(40.75%), 반대 4,348명(59.25%)으로 부결됐다. 부결됐지만 정 후보는 40%가 넘는 찬성율에서 당원들의 바람이 드러났다며 당 대표 선거에도 도전했다.
정 후보는 비례대표 선출 방식 전면 재논의, 연합정치를 통한 지역구 당선자 배출, 특별 복당 추진 등을 약속하면서 “22대 총선 전략은 연합 정치를 통해서 지역구도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Q. 마지막 유세를 위해 대구에 왔는데, 대구·경북에 오면 생각나는 정치인이 있나?
= 정의당으로 경산시의원 3선했던 엄정애 의원이 생각난다. 대구, 경북이 보수의 심장 아닌가. 보수의 심장에서 3선 시의원을 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특히, 진보 정치의 불모지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지역 주민과 밀착했고, 의정 활동이 좋았다는 걸 증명한 것이다. 지금은 대구, 경북 하면 홍준표 대구시장이 떠오른다. 대구시장이 되자마자 인권증진위원회를 없애버렸다. 과거 경남도지사 시절에 진주의료원 폐쇄했던 것과 거의 유사하게 각종 위원회를 통폐합하는데, 누가 보면 불도저 같다는 모습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대단히 반시민적인 행태를 보여주는 모습인 것 같다. 홍준표 시장 취임이 100일 정도 됐는데 윤석열 대통령 취임 5개월 지나서 계속 헛발질하는 것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다.
Q. 정의당 대표 선거 경쟁이 이렇게 치열했던 적도 없었는데 대중적인 관심도는 떨어진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 대단히 좀 아쉽고 아픈 지점이다. 예전 같았으면 당 대표 선거가 전국적인 관심이 되고, 또 tv토론도 많이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못하다. 정의당에 대한 국민적 지지나 신뢰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최근에 정의당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에 노출되는 부분도 많이 줄었다. 총체적으로 반영된 게 아닌가 싶고, 당 대표가 되고 나서 일단은 국민적 관심과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 그게 가장 관건이다.
Q.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와 경북 지역이 단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는데 이게 정의당 출범한 이후에는 처음 있는 일이다. 장태수 전 정의당 대변인도 정치 은퇴를 밝혔다. 당 대표가 된다면 대구·경북에서 지역의 집권 전략 어떤 걸 제시할 수 있을까?
= 대단히 속상하다. 저는 후보들의 문제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보다 시민 신뢰를 많이 잃었고, 지지 기반 자체가 무너지다 보니까 훌륭하고 지역민에게 사랑과 선택을 받았던 후보들이 이번에 다 아쉬운 석패를 좀 하게 됐다. 시민 신뢰 확보가 중요하다고 본다. 중앙 정치, 국회 정치에만 관심이 있었지, 지역 정치, 지방의회에서는 소홀했다. 개인 역량뿐만 아니라 당의 관심과 관점 자체를 이제 지역으로 돌려야 된다. 지역에서 의회에 진출하고 성장하셨던 분이 중앙정치로 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대구, 경북에서도 정의당이 집권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이번에 당 대표를 하면 2024년 총선까지 치르게 된다. 정의당은 2년 전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해서 노력을 많이 했었는데 원하는 만큼 이뤄지지 못했다. 이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정치개혁법안을 발의했다. 선거제도 어떻게 방향을 잡고 있나?
= 큰 틀에서는 정의당이 주장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야 한다는 입장은 변하지 않는다. 완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부분이 선거법 개정의 중심이 돼야 한다고 보는데 지역에서 그동안 열심히 뛰었던 지역 정치인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 반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상민 의원 제출 법안에 대한 부분은 세심하게 검토하지는 않았는데 한번 논의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아무리 선거법이 정의당에 유리하게 바뀐들 정의당이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국민한테 신뢰를 갖지 못하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어떻게 국민적인 신뢰를 회복한 것인가가 중요해 보인다.
Q. 비례대표 의원 총사퇴를 요구하고, 당원 총투표를 했는데 일각에서는 의원들 전원 사퇴도 아니고, 그러니까 심상정은 왜 사퇴 요구를 안 했느냐.
=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다. 심상정 의원 책임이 크면 컸지, 적지 않다고 했다. 그럼에도 왜 심상정 빠졌냐고 하면, 지역구 국회의원이기 때문이다. 주민 선택에 대한 권한을 저희가 훼손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비례대표는 당원에 의해 선출된 전략적 자산이기 때문에 당헌, 당규에 따라 당원 총투표로 사퇴 권고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정의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당의 정체성, 아미지, 노선 모든 것을 외화시켰는데 과연 책임은 없는가 묻는 측면에서 총투표를 했다. 가결 되지는 않았지만 적지 않은 당원이 당의 혁신과 변화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다고 본다.
Q. 책임이 있다면 심상정 의원한테 더 많이 있을 텐데, 찬성률이 40% 나왔지만, 투표율도 40% 조금 넘었다. 만약 대표가 되신다면 사퇴를 요구했던 비례대표 의원들과 역할 설정은 어떻게 하실 계획인가?
=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비례대표 국회의원님들이 다른 후보에 비해서 편하지는 않을거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미 잘 알고 있는 분들이다. 우리 당은 국회의원들께서 매주 화요일마다 의원 총회를 한다. 그런데 원외 당 대표는 의원 총회에 참석을 못한다. 그러다 보니 의정 활동과 당에서 원외에서 진행되는 사업 논의를 못한다.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의원단 회의에 대표가 기본적으로 결합하고자 한다.
Q.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혁신하겠다고 공약했는데, 구체적인 방안이 뭔가?
= 법이 정한 테두리는 건들 수 없지 않나. 홀수는 여성으로 한다. 이거 제외하고는 다 원점에서 얘기하자는 거다. 활동당원 정도만 알았지, 당원들도 선출 방식을 잘 몰랐다. 2020년 비례대표 국회의원 선출 룰을 만들 당시 지역구 출마를 독려한다는 이유로 지역구 출마하신 분 중 상위 득표자 2명 중 1명은 100%, 1명은 50% 가산점을 주라는 규정이 있다.
현행대로 가면 다음번 비례대표는 벌써 결정된 거 아니야 이런 얘기가 암암리에 있다. 그러면 결국 당심이 왜곡된. 당원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비례대표 선출 방식을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원점에서 논의하자는 거다.
Q. 당원 특별복당을 공약하셨다. 어떻게 보면 최근 민주당이나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정의당의 태도를 지적하면서 탈당한 이들이 대상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는 않다. 당원이 굉장히 많이 탈당했다. 지금 4만 8,000명 중 3만 당원이 당비를 안 내고 있다. 당이 대단히 취약한 상황에서 당원들이 다시 떠나지 않도록 만들고, 다시 당으로 붙들어와야 한다. 새롭게 입당 운동을 한다고 하는데, 얼마나 많이 입당 운동이 되겠나. 정의당을 알고 있는 분들이 다시 들어올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복당할 때는 6개월이 경과돼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한시적으로 문을 열어서 당원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하자는 거다.
Q. 어떤 이유로 떠났든지 가리지 않고?
= 예, 대선 직후에 떠나시고, 지방선거 직후에 떠나시고. 그런 분들을 최대한 당이 다시 함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새 당 대표의 역할 중 하나라는 생각이다.
Q. ‘특별 복당이 있으니까 복당해 주세요’가 아니라 메시지가 좀 있어야 하지 않겠나?
= 이번에 당 대표 선거를 하면서 제가 하나 확인했던 게 후보 모두가 당원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얘기를 했다. 어느 정당이든 당원 모두가 생각이 똑같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양한 경험을 가진 분들이 원하는 방향에 동의해서 들어온 거다. 차이가 있다고 배제해서는 안 된다. 당원들 간의 뜨거운 논쟁이 붙고, 그러다가 서로 상처 주는 얘기를 하면서 당을 떠난 분들이 적지 않다. 정의당이 다시 국민에게 사랑 받거나 혹은 정의당의 당원 민주주의가 확대된다면 언제든지 당원이 돌아올 수 있다고 본다. 정호진이 당원 총투표 불가능하다는 걸 성사시켰듯이, 당원 직접 민주주의를 열었기 때문에 제대로 당원 민주주의를 강화시키겠다, 이런 제안하려고 한다.
Q. 공약 중 총선 그리고 대선까지 연합 정치로 성과를 내겠다고 했다. 누구와 어떻게 연합하겠다는 건지, 그리고 민주당도 연합 정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나?
= 저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전제조건이 하나 있다. 저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속에서 진행할 부분이다. 그것이 흔들리거나 훼손된다고 했을 때는 어렵다. 지금 정의당에서 지역구를 돌파할 수 있는 정치인이 몇 명이 될까. 당장 내일 총선이 있으면 선뜻 답을 못한다. 정의당이 비례대표 몇 명 만들려고 만든 정당이 아니다. 지역구도 돌파해야 한다. 그걸 확장해야 집권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훌륭한 우리 엄정애 후보님, 지난번에 엄청난 지지율을 받았지만 떨어졌다. 떨어지면 공직에 종사할 기회가 없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2024년 총선에서 정의당이 비례대표뿐만 아니라 지역구 돌파를 위해서도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속에서 연합 정치가 가능하다고 본다.
다음은 가치 연합이다. 정의당 6석 국회의원이 있다. 법안을 제출했는데 호응이 없어서 안 되면 말고 식이 되면 안 된다. 지금 노란봉투법을 연내 제정하자고 정의당이 나서고 있다. 중요한 법이다. 하루하루 삶이 파탄 나고 있는 노동자에게 노란봉투법 제정해서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게 정의당의 존재 이유라고 본다. 노동계, 시민사회단체 함께 국회를 압박할 수 있는데 결국, 민주당이든 다른 정당이든 힘을 합쳐서 가치 연대를 할 수밖에 없다. 지난 대선 때 심상정 후보께서 얘기했던 다당제 책임 연정 그게 사실은 연합 정치다.
Q. 그러면 2027년 대선에서도 연합 정치가 가능하다고 보나?
= 대선도 열어둬야 한다고 본다. 결선투표제가 통과되면 너무 좋다. 어쨌든 22대 총선 전략은 연합 정치를 통해서 지역구도 돌파하겠다. 지역구 다수가 배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의당으로서는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Q. 지금 여론조사를 보면 양당 지지율이 대선 득표율보다는 한참 떨어진 수치인데 정의당은 대선 득표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 박스권에 갇혔다. 대선 지지율보다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서 좋아할 일이 결코 아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연일 인사 참사, 외교 참사, 국정 참사가 있어서 양당의 강대강 정치로 가는 이럴 때일수록 정의당이 치고 나가야 한다. 민주당은 제1야당이지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등으로 사실 제대로 제1야당 역할을 못하고 있으니까 치고 나가라 이런 얘기를 하는데 너무나 안타깝게도 당이 지금 그걸 못하고 있는 현실인 것 같다. 현안이 벌어졌을 때 정의당다운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사실 그런 목소리를 내는 데 저희 당 리더들이 주춤하고 있다.
Q. 총선 전략 다시 정리를 좀 해주신다면?
= 첫 번째는 정의당의 체력을 좀 키워야 한다. 당원들이 당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을 다시 세울 수 있도록 하는 게 1차적인 과제다. 두 번째로 저는 바로 총선 기획단을 구성하려고 한다. 선거법 개정을 지켜봐야겠지만, 지금부터 준비하는 후보를 발굴하고 아젠다를 어떻게 가져갈지 기획단에서 계획을 세우려고 한다. 말씀드렸던 연합 정치는 2가지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같이 해야한다.
Q. 곧 투표 시작인데 당 선거 결과 예상을 어떻게 하나?
= 제가 결선에 올라갈 것 같다.
Q. 순위를 꼽아보신다면?
= 제가 1등으로 올라가고 이정미 후보님께서 2등으로 올라가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 혁신에 대한 요구가 굉장히 크더라. 해왔던 인물이 그대로 간다면 과연 2024년 정의당의 미래가 있냐고 많은 분들이 말씀한다. 오랜 기간 당을 통해서 성장해 온 사람, 특히 불가능하다고 여겼던 당원총투표를 헌정사 최초로 성사시켰다. 이런 추진력과 돌파력이 있는 사람이 나와야 한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고 계신다. 당원의 힘으로 정의당을 새롭게 만들어 보겠다.
천용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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