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근로조건 하향’ 제시한 교통공사 감사결과 발표

대구시 감사결과, 대구교통공사 32건 지적
예비성 예산 삭감, 공기청정기 유지관리 용역 개선
교통공사 임금과 수당 줄이는 내용 개선안에 대거 포함
교통공사 산하 노조, “단체협약 사항...대구시의 악의적 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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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대구교통공사 전출금에 대한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주로 노사협약 사항인 근로조건을 하향하는 제도 개선안을 제시했다. 대구시는 노사합의 사항이라 강제할 수 없다면서도 다음 단체협약 때 시민 여론을 반영해달라고 밝혔다.

15일 오전 대구시 감사위원회(위원장 이유실)는 3대 재정지원 특정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학교급식 운영 부분은 대구교육청과 합동감사를 벌였고, 시내버스 재정지원금은 지적 후 행정 조치를 했다. 대구교통공사 전출금은 행정 조치가 아닌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대구시는 대구교통공사 전출금 감사결과 32건을 확인했다며 제도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노후시설 개량 등으로 2022년 75억 원의 예비성 예산을 편성했지만 집행률은 17.3%라며 추경 예산 편성 시 삭감했다고 밝혔다. 또, 공기정화기 유지관리 용역도 개선해 예산 절감을 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외 제도개선 방안 대부분이 대구교통공사 노동자들의 근로조건과 관련된 노사협약 사항이라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퇴직예정자 기념품 지급 및 공로연수자 활동비 지급 폐지 ▲연차유급휴가 사용촉진제 운영 ▲공사 임직원 정년퇴직 시기 조정 ▲역장제 개선(통상근무 역장제 폐지로 3급 이상 12명 감축, 24명 4급으로 하향)을 통한 인건비 절감 ▲공사창립일 유급휴일 폐지 ▲4급 근속승진 확대 시행 개선 ▲임금피크제 일괄 적용 ▲직위해제자 보수 지급 개선 등이 제안됐는데, 수당과 임금을 줄이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노사협약 사항을 강제로 추진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유실 감사위원장은 “노사협약 사항이라 대구시 제안이 받아들여지는 것은 어렵다”면서도 “도시철도공사 차원에서 다음 노사합의 때 시민들의 여론을 반영할 수 있도록 언론이나 시민들이 힘을 보태주길 바라는 차원에 제안한 것”이라고 말했다.

감사결과에 대해 대구교통공사 노동조합은 노동자 권리를 침해한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대구지하철노동조합 관계자는 “대구시의 변경 요구가 있다 하더라도 노사합의로 정한 사항이 근로조건을 하향하는 방향으로는 변경될 수는 없다”며 “전체 근로조건을 얘기하지 않고 극히 일부만을 문제 삼아 개선 필요성을 운운하는 것은 대구시의 악의적인 선전”이라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노동조합 관계자도 “박근혜 정부 시절 공공기관 방만 경영 관련해 복리후생 규정을 공무원 수준으로 다 맞췄다. 우린 행안부 지방공기업 예산편성 기준을 준수하고 있다. 노사합의로도 그 기준을 벗어날 수 없다”며 “그런데도 도시철도 공공성을 경영 적자로 지적하니 억울하다. 무분별하게 지적받은 내용에 대해 우리도 추후 정리해서 대구시 노사상생과나 공기업 예산담당관실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도시교통공사는 홍준표 시장 출범 이후 공공기관 조직 혁신의 일환으로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를 통폐합해 지난 9월 1일 출범했다. 대구시의 대구교통공사 전출금은 2022년 2,578억 원이다.

천용길 기자
droadb@newsmin.co.kr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