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폐양어장 고양이 학대’ 가해자, 항소심서 심신미약 주장

피고인 심문 하기로...동물권단체 "감형이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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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 호미곶 폐양어장에서 길고양이를 포획해 잔인하게 죽여 동물보호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보복 협박등), 특수재물손괴 혐의를 받는 피고인 A(28, 남성) 씨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열렸다. 1심 재판부는 A 씨에 대해 징역 1년 4개월을 선고했고, 검찰과 변호인 모두 항소 했다.

24일 대구고등법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진성철)는 A 씨에 대한 첫 항소심 재판을 열었다. 변호인은 피고인의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이를 살피기 위한 피고인 심문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A 씨 변호인은 “원심에서 피고인의 심신미약 상황이 제대로 고려되지 못했다. 경찰 조사 당시에 경찰에서 병원에 호송을 했을 정도로 (심신) 상태가 좋지 못했다. 보복 협박도 그럴 의도가 없었다”며 “재판에 나와 피고인이 자신의 심정을 밝히게 해주면 좋겠다”고 변론했다.

재판부가 변호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음 공판 기일인 내달 15일에 피고인 심문이 이뤄질 예정이다.

최민경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는 “피고인이 계속해서 반성문을 제출하고 있지만, 심신미약이라는 주장은 오로지 감형을 위한 것”이라며 “범행 잔혹성을 고려하면 재발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치료 감호와 같은 보완 조치, 또는 형량이 원심보다 더 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24일 대구고등법원 앞에서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가 강력처벌을 요구하는 피켓팅을 하고 있다. [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앞서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권순향)는 피고인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로 판단하고, 징역 1년 4개월과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4년,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관련기사=법원, 포항 폐양어장 길고양이 학대범 징역 1년 4개월 실형 선고(‘22.09.20), 검찰, 포항 폐양어장 동물 학대범에 징역 4년 구형(‘22.08.16), 포항 폐양어장 동물학대 가해자, 신고자 욕설로 협박(‘22.07.12), 포항 폐양어장 동물학대 첫 재판···”혐의 인정하지만 심신미약”(‘22.06.14), 경북 포항남부경찰서, 길고양이 학대 20대 남성 입건(‘22.03.23))

A 씨는 2022년 1월부터 3월까지 폐양어장에서 포획틀을 이용해 길고양이 16마리를 포획해 이중 상당수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등 상해를 가하는 학대 행위를 했다. 또 촬영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했고, 동물학대 혐의로 형사 사건 수사를 받게 되자 수사 단서를 제공한 피해자를 협박했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