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어렵다면서···’ 대구 북구청장·의장, 고급 관용차 구입에 2억 원 편성

교체 연한 기준 막 충족한 차량 교체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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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청장과 북구의회 의장이 내년에 함께 최고급 의전 차량을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의회 내에선 어려운 대내외 경제 여건을 고려해 제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큰 수정 없이 처리될 전망이다.

대구 북구(구청장 배광식)가 편성한 내년도 본예산안을 살펴보면 배광식 구청장과 차대식 북구의회 의장(국민의힘, 비례)의 관용차량 교체 비용이 각 9,500만 원씩, 합계 1억 9,000만 원이 배정됐다.

‘북구 공용차량 관리 규칙’에 따르면 기관장 차량은 최초 등록일로부터 최소 7년, 최단 12만 km를 운행해야 교체할 수 있다. 일단 구청정과 의장 차량은 이 기준은 가까스로 넘겼다.

3선 임기를 수행 중인 배 구청장 의전 차량은 그가 처음 구청장에 당선된 후 2015년 2월 9일 구입한 그랜져3.0이다. 올해로 딱 만 7년이 넘어섰고, 주행거리는 16만 km를 조금 넘겼다.

마찬가지로 3선 구의원으로 전반기 의장에 취임한 차대식 의장 차량은 그랜저HG로, 2014년 2월 28일에 취득했다. 올해로 만 8년을 넘어섰고 주행거리는 13만 km를 조금 넘겼다.

▲배광식 북구청장(왼쪽)과 차대식 북구의회장이 각각 겨울철 복지위기가구 발굴 챌린지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북구청, 북구의회)

두 차량 모두 최소 교체 기준은 충족했지만, 고물가, 고금리로 서민 경제가 어려운 시국에 시급하지 않은 의전 관용차 교체를 할 필요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의회 내에서 나온다. 추진하는 교체 차량이 전기차 기종에선 최고급 사양이어서 비판은 더 크다.

배 구청장 역시 지난 11월 17일 예산안 심사를 앞둔 정례회 개회식에 참석해 “우리는 세계적인 고물가, 고금리 등 경제 불확실성으로 대내외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며 “북구 전 공직자는 소통, 변화, 창조의 구정 방침을 바탕으로 기존 관행은 버리고 혁신으로 소통해 사회경제적 위기를 기회로 삼아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최우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은 “정부 지침에 따라 전기차로 교체해야 한다면 꼭 최고급이 아닌 차량도 있다. 권영진 전 시장도 소형 전기차를 탔다“며 “양보해서 꼭 고급 차량을 교체해야 한다면, 연차적으로 교체하는 것도 방법인데, 구청장과 의장 차량을 같이 교체할 필요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북구의회는 상임위원회 예비심사 과정에서 의장 차량 구입은 550만 원 감액했지만, 구청장 차량 구입은 원안대로 의결했다. 북구의회는 14일까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 심사를 마무리한 후 15일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