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한마음아파트’, 대구 여성 노동자 주거복지 축소 우려

대구시, "새로 짓게되는 공공임대주택에 취약계층도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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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더믹 초기 집단 격리를 경험한 대구 한마음아파트가 문을 닫으면서 저임금 여성노동자를 위한 주거 복지 정책 축소가 우려된다. 대구시는 이곳을 청년 등 주거취약층이 입주할 수 있는 행복주택으로 탈바꿈할 계획으로, 여성노동자 주거복지 문제도 이를 통해 해소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한마음아파트는 지난 1985년 대구시가 지역 여성 노동자가 월 2~5만 원의 저렴한 임대료로 거주할 수 있게 한 기숙사형 임대주택이다. 보증금도 임대료 4개월 분이라 부담이 적다. 100세대(1세대 36.36m2) 규모로 1세대 2명 거주가 일반적이나 단독세대 거주도 가능했다.

2020년 3월 당시만 해도 입주자 137명의 보금자리였지만, 지난해 말 마지막 입주자 퇴소로 더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 됐다. 이곳 입주민 중 상당수가 코로나19에 확진됐고, 신천지예수교회 교인이 다수 거주해서 대구시가 신천지와 관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곤혹을 치른 곳이다. (관련기사=[인터뷰] 신천지 비교인 한마음아파트 입주민, “대책 없는 코호트 격리가 문제”(‘20.03.09))

▲ 대구 달서구 성당동 한마음아파트 모습

10일 오전 달서구 성당동 성당로 187 한마음아파트를 찾았다. 2개 동으로 이뤄진 5층 높이 아파트는 오래됐지만 잘 관리된 듯 깔끔했다. 공동출입문 유리창에 붙은 ‘임대료 납부기한 엄수’ 등 입주자 공지도 그대로 였다. 공동 현관문이 잠겨 내부 상황은 알 수 없지만, 아파트 마당 한 켠에 깨끗하게 비워진 분리수거함만이 ‘사라진 사람들’을 알려주는 듯 했다.

대구시 종합복지회관과 인근해 있어서 수업을 들으러 오는 사람들만 간간이 보였다.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여전히 이곳을 ‘코로나 아파트’로 기억하면서도, 여성 주거 복지 측면에서 시설 필요에 대해 공감했다.

이곳에서 만난 40대 여성 김 모 씨는 “수업 들으러 오가면서 주민들과 마주칠 일이 딱히 없었다. 아는 사람이 여기 10년 전에 살았는데, 저렴하게 잘 이용했다고 하더라”며 “아무래도 코로나 때 좀 시끄럽긴 하지 않았냐. 그렇다고 아예 문을 닫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30대 여성 최 모 씨도 “여기가 ‘신천지’가 지원해주는 아파트 아니었냐. 지금까지도 그렇게 알고 있었다”며 “여성들은 안전 문제도 있고, 복지 차원에서 지원 시설이 있으면 좋지만 여긴 그때(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서) 이미지가 안 좋아서 유지하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고 짚었다.

지난 2021년 대구시 발표에 따르면 한마음아파트는 재건축을 통해 행복주택으로 탈바꿈된다. 총 240세대로 예정된 행복주택은 대학생,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주거취약계층 등을 입주자로 선정할 예정이다. 인근에는 도시재생사업으로 2025년을 준공을 목표로 ‘한마음 어울림센터’도 지어진다.

대구시가 상대적으로 주거 취약층을 상대로한 행복주택 건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저임금 여성노동자를 위한 주거복지라는 애초의 역할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최병우 대구주거복지센터장은 “운영의 폐쇄성 문제가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겹쳐서 문제가 커진 측면이 있다”며 “이걸 해소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성 주거 복지 기능을 없애 버리는 것이라 아쉽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저소득 여성들에게 주거 복지 차원에서 제공되는 본래 목적이 있었다. 새로운 행복주택이 만들어지면 기존 한마음아파트에 살던 분들은 들어가기 힘들지 않을까”라고 지적했다.

▲ 대구 성당동 한마음아파트 자리에 2025년 들어설 달서구 한마음 어울림센터 조감도 (사진= 대구시)

대구시 도시주택국 건축주택과 관계자는 “잘 알다시피 코로나 당시 코호트 격리를 겪어 관심이 많은 곳이었고, 당시 35년을 넘어 노후화가 심했다”며 “요즘 임대주택 1인 전용면적 8.5평(28m2)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이곳은 5.5평 정도로 공간이 많이 협소했다”고 설명했다.

여성 주거복지 약화 우려 지적에 대해서는 “기존 행복주택은 청년과 신혼부부 위주지만, 여기에는 사회취약 계층도 포함되는 공공통합 임대주택이라서 그런 부분 해소가 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