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재보선, ‘공고한 지역주의’는 없었다

경북 구미, 포항 선거 결과도 ‘지역주의 온상’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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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지원사격에도…4·5재보선지역주의 높았다”(한국경제), “4·5재보선도지역주의 높았다…’전주을당선 진보당은 원내 입성”(뉴스1). 몇몇 언론과 논평가들은 약속이나 4.5재보선에서지역주의 여전히 관철되었다고 평가했다. 과연 그럴까.

▲4.5재보궐선거 결과는 과연 지역주의 벽이 높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까.

4.5재보궐선거는 9곳에서 치러졌고 그중 6곳이 영남, 2곳이 호남이었다. 국민의힘이나 더불어민주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이 많아 양당 경합 성격이 약한 선거였다. 아마 여러 언론사는 개표에 들어가기도 전에, 아니 투표기간 내내지역주의 높았다 표제를 떠올려놓고 있었을 것이다. 저조한 투표율도 지역 내 특정정당의 독점구도를 뒷받침하는 듯했다. 하지만 결과를 열어보니 4.5재보선은 곱씹어볼 요소를 함축한 선거였다.

당장 울산교육감 보궐선거에서 진보 성향 천창수 후보가, 전주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당선했다. 교육감선거에 정당 공천이 없는 덕분이라고, 전주을에 민주당이 공천하지 않아 진보당 후보가 당선되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게 전부는 아니다.

무공천하고도패배 자초 울산 국민의힘과 전주 민주당

울산교육감 선거 김주홍 후보는보수 단일화 남은 후보고 선거 기간에빨간 입고 다니며 연신보수 진보구도를 부채질했다. 2022 11 대결에서 44.96% 얻은 후보의 득표율은 이번 11 대결에선 38.05% 떨어졌다. ‘초록색옷을 입은 후보의 승리를 민주당의 승리로 읽을 수는 없겠지만, ‘보수’ 교육감 후보의 낙선은 국민의힘의 패배가 확실하다.

전주 진보당 강성희 후보는 민주당과 닮아 보이는 파란색 현수막과 유니폼이 사용했다는 , “민주당 고맙습니다라는 슬로건 등으로 선거 막판 논란거리를 제공했다. 그는 분명 민주당 지지층의 일부에게 표를 받아 당선되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방패삼을 없다. 첫째, 범민주당 계열의 무소속 후보가 넷이나 출마했는데도 후보에게 유효투표의 4가량(39.07%) 내줬다.

▲진보당 강성희 전주을 재선거 당선자. [사진=진보당]

둘째, 민주당 박지원 고문이 무소속 임정엽 후보를 지지했다. 직후 민주당은탈당해서 출마한 사람은 당선되어도 복당시키지 않는다 선언했지만 말을 곧이곧대로 믿은 유권자가 얼마나 될까. 방침을 어긴 고문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전무해 보인다. 후보는 민주당이 비공식 지정한 후보처럼 되어버렸고, 후보의 패배는 민주당의 패배로 연결된다.

포항 국민의힘 당선자의 득표율, 6할에 미쳐
구미 민주당 낙선자가 이재명보다 득표율 높은 이유는?

다음은지역주의 강하다고 지목받아온 경상북도 지역 보궐선거를 들여다보자. 포항시의회의원 선거구에는 국민의힘 외에 다른 정당은 아예 후보를 내지 못했다. 여기서 이미지역주의의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 이상백 당선자의 득표율은 6할에 미치는 58.49%였고, 무소속 이상도 후보는 41.50% 선전했다. 64 이내의 편차를이라고 표현할 있을까.

한국 영남과 호남의 농어촌의 경우 특정정당의 강세가외파보다는내파 쉽게 흔들린다. ‘또 다른 정당 반란은 거의 허용하지 않지만, 전국에서 가장무소속 선전 사례 많은 곳이 이런 지역이다. 지역 내에서 꾸준히 갈고 닦은 정치인이라면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물론 무소속 선전자의 성향이 지역 1당의 성향과 차이가 없는 경우도 흔했다. 다만 이런 지역의 주민들은 적어도무조건적으로 특정정당을 찍는다 손가락질받을 이유가 없다.

경북도의회의원 구미시 4선거구는 국민의힘 민주당의 맞대결이었다. 지역은 박정희 대통령 생가 소재지로, 최근 구미시와 정부가 1천억 원짜리 박정희추모관을 짓겠다고 나서 전국적 관심이 모인 곳이다. 국민의힘 김일수 당선자는64.95%, 민주당 채한성 후보는 35.04% 기록했다.

구미시 4선거구의 상모사곡동, 임오동은 2022 대통령선거와 구미시장선거에서 어땠을까.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역에서 27.8%(7190/25841), 같은 장세용 당시 구미시장은 26.8% 득표했다. 재보선 투표율이 낮았기 때문에 야권 성향/청장년/외지 출신보다 여권 성향/중노년/토박이 민심이 크게 반영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런데도 지난해 대선과 구미시장 선거에서 30% 미달한 지역 민주당 득표율은 이번에 35% 선까지 올랐다.

구미 지역은 과거에도 막상 국민의힘 계열 대통령이 취임하면 정권 심판 표심을 발휘하고는 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듬해인 2008년 보궐선거부터 무소속 후보가 당선된 적도 있고, 2010년 구미시의원 거에서는 여당 의석을 50% 미만으로 낮추기도 했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에게 80%의 표심을 보낸 지역도 구미지만, 2016년 총선에서 여당 후보와 맞대결한 군소정당 민중연합당 후보에게 38%가량의 지지를 보낸 것도 구미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이번에 경북도의원 구미시 제4선거구도 윤석열 정권 들어서 정권 심판 표심이 오르고 있음을 증명했다. 

군산 국민의힘과 창녕 민주당… ‘무소속 효과 밀려

다른 지역도 살펴보자. 전북 군산시의회의원 선거구의 민주당 우종삼 당선자는 4할에 미치는 37.77% 득표했다. 일단 민주당 독점 구도는 아니며, 민주당 심판 표심이 일정하게 작동했음도 보인다. 국민의힘 오지성 후보는 1할에 미달하는 9.84% 기록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야 이것을으로 느낄 있겠지만, 벽이 과연지역주의의 인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한다.

호남에도 이념정책적으로는 진보 유권자가 있고 보수 유권자가 있다. ‘호남 진보 국민의힘을 기피하고 진보당이나 정의당, 무소속을 선택하는 것은 지역주의가 아니다. ‘호남 보수 국민의힘에게 힘을 싣지 않는 것도 지역주의 때문만은 아니다. ‘호남 보수’ 5.18 등의 영향으로극우 배척하는 경향이 있다. 근래 국민의힘은 제주 4.3이나 전광훈 목사에 관한 논란을 불러일으킨 있다.

경남 창녕군수 선거에서는 무소속 성낙인 후보가 당선했다. 국민의힘이 무공천한 선거에 4명의 무소속 후보가 20% 안팎의 득표율로 접전을 벌였다. 2022 3 9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와 비슷한 양상이다. 차이가 있다면 창녕군수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10% 겨우 넘었다는 점인데, 이는 같이 치러진 경남도의회의원 창녕군 제1선거구에서 민주당 후보가 24.2% 득표한 것과도 크게 차이가 난다.

이것은 쉽게 설명할 있다. 창녕군민 가운데 민주당 후보의 당선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이들은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사람보다 적을 것이다. 가운데 무소속 후보가 4파전을 벌이니 국민의힘 반대층도 그쪽 대결로 쏠리는 것이다. 앞서 거론한 군산시의원 선거나 전주 국회의원 선거에도 적용된다. 국민의힘 당선가능성이 희박해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들이 각축을 벌이니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력은 더욱 떨어지는 것이다.

그나마 군산과 창녕 지역 선거는지역주의의 어느 정도는 확인했다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 전반에 걸쳐 지역주의라는 잣대를 들이댈 없는 결정적인 증거가 남아 있다. 울산 남구의회의원 선거구다(공교롭게 청주시의회의원 선거구를 포함해 이번 재보선의 기초의원 선거 군데는 모두 선거구에서 치러졌다).

울산 남구의회 선거구, 윤석열 정권에 먹여
지역주의 운운 배경은 ’1등만 살아남는 소선거구

이번 결과에 여러 관전자들이울산은 영남에서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이 약한 지역이고, 그래서 민주당이 신승했다 여길 있겠다. 하지만 울산 남구의회 선거구는 2인 선거구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2명이 1, 2위를 휩쓸었다. 2 선출시 특정정당 독점인 지역이라면 1명을 뽑는 보궐선거에서는 1당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그런 선거구에서 민주당 최덕종 후보가 50.60% 49.39% 대접전에서 153표 차로 승리한 것이다. 지역 국회의원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임을 감안하면, 작은 승부처에서 윤석열 정권에 대한 먹힌 셈이다.

종합하면 이번 4.5재보선에서 민주당은 호남인 전주에서 타격을 받았고, 국민의힘은 영남인 울산의 선거(교육감, 남구의회의원 선거구)에서 그보다 타격을 받았다. 또한 밖의 다른 지역에서도, ‘지역주의 완화되었으면 완화되었지공고하다’, ‘강화되었다 근거는 없다.

지역주의운운은 당선자 명단만을 보고 선거 결과를 재단한 것이나 다름없다. 선거마다 이런 보도가 있었고, 유권자다수도 이런 틀로 선거 결과를 이해하고는 했다. 이는 득표율과 의석수의 비례성이 떨어지고, ‘1등만 살아남는승자독식소선거구제의 대표적 폐해임을 다시 강조한다.

김수민 객원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