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대구대 비정규직 교수 감축···노조, “대학 강사 처우 개선”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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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와 대구대가 최근 비정규직 교수를 줄이거나, 비정규직 교수 보다 임금 처우가 더 낮은 겸임교원을 늘리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각 대학 비정규직 교수들은 대학 강사제도 개혁과 생활임금 등을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부에 임금교섭을 요구한 상태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대구대분회는 26일 오후 4시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은 교육당국에 비정규교수의 처우 개선과 강사 수 축소 정책 중단을 요구하며 “대학교육의 질은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의 질에 비례한다. 교원의 처우가 열악하면 그만큼 교육의 질도 저하된다. 대학강사의 삶과 노동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 현행 대학강사제도는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대학강사는 고등교육법상 교원이며 교육‧지도 및 학문연구가 그 임무이다. 하지만 여전히 임금은 ‘시간당 강의료’만 지급하고 있으며, 전임교원·조교에게 지급하는 교육연구비, 직원들에게 지급되는 학생지도비 등 강사의 임무에 부합하는 각종 수당을 전혀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시민으로서의 존엄을 지키고 노동자로서의 생활이 가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정부와 대학에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분회는 26일 오후 2시 30분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또한 노동조합은 ”강사법 시행 직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강사 수를 줄이고 초빙·객원교수 등의 기타교원을 확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대분회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대구대의 2021년 2학기 강사 수는 224명이었다가 2022년 1학기 206명, 2학기 201명으로 조금씩 줄다가 2023년 1학기에는 대폭 줄어 163명이 됐다.

영남대는 최근 3년간 전업강사가 154명 줄고, 객원교수가 138명 늘었다. 영남대분회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영남대의 2020년 1학기 강사 수는 317명이었지만 2023년 1학기에는 163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 2020년 1학기 겸임 302명, 초빙 69명, 객원 76명이던 기타 교원 수는 2023년 1학기에 겸임 305명, 초빙 92명, 객원 214명으로 늘었다. 영남대학교 전업강사의 시간당 임금은 8만 5,000원이지만 기타비전임교원의 시간당 임금은 6만 4,000원이다.

이들은 ”대학이 겸임 교원의 고용을 확대하는 것은 학생들의 학습권이나 수업의 질을 따진 결과가 아니라 단순히 강사보다 겸임 교원의 비용이 싸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간다. 강사의 고용이 곧 대학을 살리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