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주택이 바꾼 장애인과 부모 이야기···”지방정부 정책 의지 중요”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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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과 그 부모가 삶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벌어지는 안타까운 사건들이 있다. 그럴때마다 안타까움을 느끼는 데서 끝내지 말고, 정책적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대구에서도 장애인과 그 가족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적 뒷받침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8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구지부, 함께하는장애인부모회, 대구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구광역시지원주택제도화추진위원회는 ‘장애인과 가족의 미래를 위한 지원주택 상상하기’ 토크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서는 ‘지원주택’ 제도를 통해 장애인 자녀 자립에 성공한 부모들의 이야기, 거주시설에서 일하다 지원주택에서 일하게 된 사회복지사 이야기가 주되게 다뤄졌다.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생활하던 중증 발달장애인 아들을 서울시 한 지원주택으로 옮겨 살게 한 임현주 씨, 집에서 아들을 서른 넘어서까지 돌보다 서울시 지원주택에 자립해 살도록 한 최한숙 씨가 연사로 나섰다.

이들은 지원주택 서비스를 제공 받은 후, 부모가 설령 먼저 떠나더라도 자녀가 살아갈 수 있겠다는 믿음을 얻었다고 설명한다.

임 씨는 “아들이 내 간섭에서 벗어나 독립했다. 예전 치매 어른을 돌보면서 아들까지 돌보느라 고통의 연속이었는데 이제 희망이 보인다.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 아이 걱정을 던 것만으로 생긴 변화”라며 “지원주택에서 아들이 먹고 싶은 걸 먹고, 하고 싶은 걸 하며 산다. 시설에서는 불가능하던 일이다. 대단한 것이냐 물을 수 있지만 아들에게는 그것이 인생의 전부일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아들은 자립생활 체험홈에서 먼저 자립을 시작했는데 공간을 옮겨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상가건물이라 손님과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었는데 지원주택에 운 좋게 들어간 뒤 안정적 상황이 됐다”며 “체험홈 조차 부족한 상황에서 많은 부모가 장애 자녀를 감당하다 안 좋은 상황도 생기는 거 같다”고 아쉬움도 덧붙였다.

이어 최 씨는 “대구도 탈시설 시범사업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시설 장애인 탈시설은 물론 재가 장애인 자립 지원도 이뤄져야 하고, 지원주택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8일 지원주택 토크콘서트가 대구에서 열렸다. (사진 제공=함께하는 장애인부모회)

이어 김민재 사회복지법인 프리웰 지원주택센터 사회복지사, 강자영 탈시설협동조합 도약 사회복지사의 사회복지사가 바라보는 지원주택 정책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끝으로 김정하 프리웰 이사장의 진행으로 서종균 주택관리공단 사장, 전은애 함꼐하는장애인부모회 회장의 토크쇼가 이어졌다.

서종균 사장은 “지원주택은 서비스 비용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게 중요한데, 지금은 지방정부 예산으로 만들고 있고 이를 위해 조례가 있다는 건 중요하다”며 “조례가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건 아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조례가 있는데도 지역 의지와 계획이 분명하지 않아 아쉬운 상황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예산을 확보하고 정책을 실현하려는 지방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며, 이는 대구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구시는 지원주택 공급과 관련한 조례는 아직 제정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5월 대구에서도 대구시의 지원주택 제도화를 위해 대구시 지원주택 제도화 추진위원회가 결성됐다. (관련 기사=대구 지원주택 제도화 추진위원회 발족(‘22.5.23.))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