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억 들인 백선엽 동상 제막식···“친일 장교→반공 영웅으로” 반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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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 5억 원 예산을 들인 故 백선엽 장군 동상이 건립됐다. 5일 제막식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백 장군의 친일·간도특설대 활동 등을 지적하며 규탄 목소리도 나온다.

5일 오후 2시 국가보훈부 주관으로 백 장군 동상 제막식이 열리고, 곧 이어 육군본부가 주관하는 3주기 추모식이 열린다. 경상북도에 따르면 제막식에서 공개되는 동상은 높이 4.2m, 너비 1.5m 크기로, 사업비 5억 원을 들여 건립됐다. 5억 원은 국비 1억 5,000만 원, 도비 1억이 들었고, 성금 모금액 2억 5,000만 원이 더해졌다.

▲故 백선엽 장군 동상. 자료 출처=경상북도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역위원회는 5일 제막식이 열리는 다부동전적기념관 정문에서 규탄 집회를 예고했다. “친일 미화, 역사 왜곡”에 혈세를 들였다는 지적이다.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역위원회는 “백선엽은 국가가 규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다. 윤석열 정부의 국가보훈부와 경상북도, 백선엽 후손 등은 사망 3년을 맞아 동상을 세우는 후안무치한 일을 했다”며 “동족상잔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친일 군인을 전쟁영웅으로 떠받드는 몰역사적 행태와 냉전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찬문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역위원장은 “친일파가 해방 후 반공영웅으로 신분을 세탁해 재등장했듯 백선엽 역시 분단과 냉전의 질곡 속에서 일제에 충성했던 친일 장교에서 전쟁영웅으로 변신했다”며 “백선엽이 전쟁영웅이라는 건 허구와 과장이다. 낙동강 전선에서 8개 사단이 싸웠는데 어떻게 혼자만의 공으로 돌리나. 군부 집권 과정에서 미화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한편 노무현 정부 당시 구성된 대한민국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따르면 백선엽 장군은 1920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평양사범학교, 봉천군관학교 등을 나왔다. 1941년 만주국군에서 임관했고, 1943년 간도특설대에 전임됐다.1944~1945년 간도특설대원으로서 일본군의 대륙타통작전의 일환으로 토벌 활동에 나섰다.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는 백 장군이 1941~1945년 만주국군 장교로서 침략전쟁에 협력했고, 간도특설대 장교로서 일제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했다며 이를 친일반민족 행위로 규정했다.

박중엽 기자
nahollow@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