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은행, TK 밖으로 확장+TK 선순환 구조 유지 가능할까?

대구경북에선 대구은행, 대구경북 밖에선 IM뱅크?
본점 대구에 유지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선순환 구조 확립
황병우, “타지역 이익나면 당연히 대구도 대출 규모 키울 것”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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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올해 안에 시중은행 전환을 완료할 계획을 밝힌 만큼 대구은행도 전담 조직을 꾸려 속도를 낼 예정이다. 오랫동안 대구와 경북을 기반으로 성장한 만큼 지금의 대구은행이 있게 한 지역 내 역할을 유지하면서 지역 밖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지가 대외적 평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중소기업 영업’, ‘디지털 전환’을 확장 전략으로 하면서 지역과 선순환 구조를 통해 상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시중은행 전환 신청하는 대구은행, 본점은 대구·이름은 바뀔 수도(23.07.05.))

▲6일 오전 대구은행 본점에서 ‘DGB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 인가 추진 결정’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황병우 대구은행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6일 오전 대구은행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시중은행 추진 배경과 경과, 지향점 등을 밝혔다. 시중은행 전환이 기존 5대 은행 중심 체제의 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만큼 간담회는 대구은행이 이를 얼마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지역에선 지역 대표 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의 성공 가능성 만큼 지역에 미칠 파급도 관심사다.

대구은행은 꽤 긴 시간 대구·경북에 착근해 성장했다. 경제지리학을 연구하는 이재천 씨가 2014년 발표한 석사 논문 ‘지방은행의 지역 착근성 연구-대구은행의 사례로’(경희대 지리학)에 따르면, 대구 시민들은 대구은행 이용이 지역발전과 깊은 연관이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대구은행이 ‘지역발전’이라는 목표를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대구은행의 발전’이 ‘지역의 발전’이라는 지역민의 인식이 은행 이용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변화된 금융 산업 구조가 지역민의 인식에도 변화를 줬지만, 대구은행에 대한 친숙함은 여전히 지역민 사이에서 확인된다. 대구은행도 이러한 상황을 고려해 지역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지역 밖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당장 사명도 대구·경북과 그 외 지역을 이원화해 운영하다가 장기적으로 일치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황병우 은행장은 “’DGB’ 브랜드가 대구경북에선 강한 로얄티를 받고 있지만, 타지역에선 약점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대구·경북에선 기존 브랜드를 가져가면서 수도권에선 디지털 금융 브랜드인 ‘IM뱅크’를 집중적으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향후에는 사명을 통일하겠지만 한동안은 이원화 체제로 가면서 신중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더라도 본점은 대구에도 두고, ‘지역경제 활성화 선순환 구조’를 확립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론 대구은행의 경쟁력을 강화해 전국에서 이익을 창출한 뒤 대구·경북에 재투자하는 내용이 제시됐다. 특히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이나 충청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대형 시중은행에서 소외받는 중(中)신용등급 기업과 개인사업자를 중심에 두고 축적된 역량을 보인다는 복안이다.

황 은행장은 “시중은행은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우량한 1~3등급 고객에 집중한다면 대구은행에는 4~6등급의 고객이 많다. 이들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며 건전성을 유지할 수 있는 노하우가 있다”며 “기존에 지역사회의 관계 금융을 파고들어 정보 비대칭성을 극복해 온 능력을 전국적으로 확대한다면 시중은행과 겨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황 은행장은 “실물경제와 금융은 수레의 양 바퀴처럼 함께 성장해야 한다. 대구은행이 대구에서 선순환 구조를 이룬 것처럼 다른 지역에서도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자본을 키우면 대출 자산을 키울 수 있다. 수도권을 비롯한 타지역에서 이익을 내면 당연히 대구에서도 대출 규모를 키울 수 있지 않겠나. 자본과 자산이 함께 크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