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공 앞둔 낙동강변 고령 파크골프장···환경단체, “재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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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및 달성습지와 인접한 경북 고령군(군수 이남철) 파크골프장이 내달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환경단체 반대는 이어지고 있다. 6일 오전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공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크골프장 조성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와 식수오염 등을 우려하며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이들은 “고령군이 영남인들의 식수원 낙동강 둔치이자 천혜의 자연습지인 달성습지 바로 앞에 무려 27홀짜리 파크골프장과 부대시설을 조성하는 황당한 일을 벌이고 있다”며 “이곳은 2011년 고령숲을 조성해 타임캡슐을 묻고 일대를 보전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시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달성습지 복원 사업도 진행했는데, 인근 고령군에서 달성습지를 훼손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6일 오전 대구환경운동연합 등은 공사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크골프장 조성 위치에 대한 생태계 파괴와 식수오염 등을 우려하며 사업 재검토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환경영향평가를 해준 대구지방환경청과 하천점용허가를 내준 부산지방국토관리청(낙동강유역환경청)도 문제”라며 “달성습지 존망이 달린 문제이니만큼 사업이 원점에서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다산면 주민 임병준 씨는 “군청에서 고령숲 사업을 추진하면서 벗나무, 이팝나무, 느티나무 여러 나무를 쭉 심었고, 뒤편에 보이는 팽나무처럼 자연적으로 자생한 나무들도 있다”며 “여기를 개발해서 덕을 보는 사람은 한 100여 명이 될까, 오히려 8,000명이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공사 과정에 훼손된 나무와 향후 이뤄지는 생태 파괴 문제를 성토했다.

이승렬 대구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흙과 물이 어울어진 공간인 습지는 지구 표면적의 6%에 불과하지만 세계생물종 40%가 있고, 물을 공급하고 홍수와 가뭄 등 재해로부터 인류를 보호해준다. 탄소 흡수 속도는 최대 50배에 달한다’라는 글을 과거 람사르 당사국 세계 회의를 앞두고, 현재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썼다”며 “선전용 멘트가 아니라면 파크골프장 허가를 내준 낙동강유역환경청이나, 환경영향평가를 해준 대구시환경청에 책임을 물어달라”고 지적했다.

한편 고령군은 지난 5월부터 다산면 호촌리 592-1번지 일대에 파크골프장 공사를 시작했고,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8월 완공·10월 개장 예정이며, 2만 7,630㎡, 27홀 규모로 사업비는 10억 원이 투입된다. 고령군은 토지보상 비용 문제로 다른 장소를 찾기 어려웠고, 관련 절차를 문제 없이 마쳤다는 입장이다. 2021년 8월 완료된 소규모환경영향평가 협의 결과는 ‘조건부 동의’로 승인이 이뤄졌다. 검토 과정에서 국가하천인 낙동강 둔치에 조성되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고령군, “식수원 오염, 생태계 파괴” 우려에도 파크골프장 공사 시작(‘23.06.16))

장은미 기자
jem@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