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합천·비핵 평화대회···원폭피해자 작품 전시와 토론

5일 오전부터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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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6일이면, 일본 히로시마에서 인류 첫 원자폭탄이 사용된지 78년차를 맞는다.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남 합천에서는 원폭 투하 78년을 맞아, 5일 제12회 2023 합천·비핵 평화대회가 개최된다. 대회는 합천평화의집과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가 주최하고 경상남도가 후원한다.

평화대회는 오전 11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앞마당에서 원폭피해자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작품과 도서, 사진 등을 선보이는 ‘비핵·평화 어울림’부터 시작된다. 어울림은 트라우마 치유를 위해 이뤄지는 원폭피해자종합케어서비스에서 원폭피해자들이 직접 만든 작품을 전시하고, 이들이 정서적인 공감과 지지를 받는 시간으로 준비된다.

낮 12시 30분부터 복지회관 강당에선 박수복 극본의 <사랑의 시작>이 1, 2부로 나뉘어 상영된다. 사랑의 시작은 원폭피해자 여성을 주인공으로 그린 드라마로 1987년 KBS를 통해 방영됐다.

드라마 상영이 종료되면, 오후 2시 30분부터 강당에서는 ‘2023 비핵·평화 이야기 한마당’이 이어진다. 이야기 마당은 ‘강제동원과 원폭’을 주제로한 토론이 먼저 이뤄진다. 토론은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요시자와 후미토시 일본 니가타 국제정보대학 국제학부 교수가 발제에 나서고,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 허광무 일제강제동원 평화연구회 연구위원, 뉴욕대에서 동아시아의 핵 안보와 정치적 폭력을 주제로 박사 과정에 있는 손상용 씨가 토론에 나선다.

토론에 이어선 원폭 피해 1세대인 김판근(93) 씨와 2세대 문종주(68) 씨가 피폭의 고통에 대해 증언하고, 박신규 경북대 사회과학연구원 전임연구원이 한국인 원폭 피해 구술 증언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발제에 나선다. 주최 측은 이들의 증언을 통해 피해자들에 대한 법적, 제도적 지원책 마련과 비핵·평화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이야기 한마당까지 마무리되면 평화대회는 오후 5시 30분부터 ‘2023 비핵·평화 문화 한마당’으로 종료된다. 문화 마당은 합천 시가람 동호회의 김미숙, 차옥자 시인을 필두로 해서 비핵·평화 메시지를 담은 시를 낭독하는 시간과 콘서트 ‘합천아리랑’으로 이어진다.

합천평화의집은 “평화의 도시, ‘한국의 히로시마’라 불리는 합천에서 열리는 2023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통해 원폭에 희생당한 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천운으로 살아 남았지만 평생을 고통스러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피폭 1세와 피폭 부모로부터 영향을 받아 각종 질환으로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2세를 비롯한 그 후손들의 애절한 삶의 아픔을 공유하며, 우리 사회에 비핵·평화의 간절한 소망을 알리고자 한다”고 전했다.

▲2017년, 경남 합천 원폭피해자복지회관 내 위령각에서 열린 원폭 피해자 추모제(자료사진).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히로시마를 방문해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국인원폭피해자위령비를 참배했고, 현지에 있는 동포 원폭 피해자들을 만나 간담를 진행했다.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저와 기시다 총리는 위령비 앞에서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겪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양국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함께 다짐하겠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심진태 한국원폭피해자협회 합천지부장 등 한국 거주 원폭피해자들이 찾기도 했지만, 윤 대통령과 만남은 불발됐다. (관련기사=“대통령님, ‘원폭 투하 날’에는 합천에서도 참혹한 걸 보셔야 합니다”(‘23.5.23))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