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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4공단에 입주해 있는 일본계 외국인투자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공장 청산에 반대하는 노동자들과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한 사측 간 긴장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2003년 설립 이후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LCD 편광 필름을 생산해 온 업체로, 일본 니또덴코가 100% 지분을 가진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회사는 지난해 10월 화재 이후 주주총회를 거쳐 공장 청산을 결의했는데, 이후 150여 명의 노동자 중 13명이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공장 내 노조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의 일방적 사업 철수가 이익을 최대한 내고 떠나는 ‘외투기업의 전형적인 먹튀’라는 입장이다. (관련기사=한국옵티칼, 노조원 거주 사무실 철거 예고·손배소 방침 (‘23.08.02))
11일 오전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정의당은 국회소통관에서 ’화해권고 무시·손배가압류 협박 니토그룹 비호, 태풍 속 공장철거 장비 반입 시도 구미시청·구미시경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경상북도와 구미시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사측의 공장철거 이유는 ‘토지 원상회복’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측이 원상회복해야 할 것은 노동자 일자리”라며 “먹튀 외투 자본이 준동을 부릴 때 정부는 당연히 이를 제재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아직 공장동 철거를 위한 국토안전관리원 심의를 통과하지도 않았는데 회사는 내용 증명을 보내 손배가압류 협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현환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테칼하이테크지회장은 “회사가 지난 20년간 일본 본사로 빼간 돈이 3,600억 원이다. 회사의 재산이 아닌 우리의 피땀이 고스란히 담긴 노동의 결과”라며 “수많은 외투기업은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투자유치란 명분으로 온갖 특혜를 보장받지만 단물만 빼먹고 폐업하는 기업이 많다. 옵티칼도 그중 하나다. 정부도, 지자체도, 법도 묻지 않는 먹튀기업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김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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