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영화 지원사업 전액 삭감, 영화단체들 “생태계 존폐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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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영화진흥위원회 ‘지역 영화문화 활성화 지원사업’(8억 원), ‘지역 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 사업’(4억 원)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을 두고 전국의 지역 영화 네트워크 및 영화단체들이 반대 성명을 냈다. 대구에선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를 포함해 20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 5일 발표된 영화진흥위원회 202년4 예산(안)에서 지역 영화 지원사업이 전액 삭감됐다. 전국의 지역영화 네트워크 및 영화단체는 문체부의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12억의 예산이 삭감되고, 사업이 폐지되는 간단한 결정은 지역 영화인의 꿈을 잃게 하고, 어렵게 구축해 나가던 지역 영화 생태계를 한순간에 무너지게 하는 것”이라며 “수도권이 아닌, 전국 어디에서나 영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노력해 왔다. 영진위 전체 예산의 0.2% 수준에 불과한 예산을 가지고 지역 영화 생태계의 존폐를 결정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미지=지역영화 네트워크)

성명에 따르면 ‘지역 영화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은 영화 관련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의 상황에 맞춰 효율적으로 영화인 육성 및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지역 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 사업’ 또한 지역 영화인의 영화 제작을 위한 유일한 지지대 역할을 해왔다.

이들은 “장·단편 영화를 가릴 것 없이 지역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실정이다. 이 사업은 부족한 인프라를 극복할 지역 영화인들의 열정에 큰 응원과 자양분이 되어왔다”며 “지역에서 영화를 만드는 일 자체를 봉쇄하고 포기하겠다는 이 정권의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대구는 지역 영화문화 활성화 지원사업을 통해 대구영상미디어센터 대구영화학교를 올해로 5기째 운영하고 있다. 지역 영화 기획개발 및 제작지원 사업을 통해선 다수의 장·단편 영화가 제작됐다. 감정원 감독의 장편영화 ‘희수’(전북독립영화제 대상 수상 외 다수 영화제 상영 및 개봉), 유지영 감독의 장편영화 ‘나의 피투성이 연인’(체코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대상 수상) 등 지역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이 국내·외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관련 기사 ‘나의 피투성이 연인’, 카를로비 바리 국제영화제 ‘프록시마 그랑프리’ 수상 (23.07.10.))

한편 성명에 이름을 올린 대구 지역 단체는 대구경북독립영화협회, 대구경북영화영상사회적협동조합, 대구영상미디어센터, 대구단편영화제, 대구독립영화전용관 오오극장, 협동조합 컨티뉴이티, 그래픽 디자인 스튜디오 구김종이, 블랙퍼스트클럽 프레스, 더폴락 독립출판물서점, 레인메이커 협동조합, 사월의눈, (사)스트릿컬쳐팩토리, ㈜컬처팩토리아지트, ㈜빈칸, 일단영화당, 케이컨텐츠컴퍼니, 컬러플러스, 이고필름, 포레스트필름, 영화사 정원이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