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예산 검증 3개 시민단체, 11회 리영희상 수상

세금도둑잡아라,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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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활동비를 포함한 검찰 예산 검증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3개 단체가 리영희재단이 수여하는 제11회 리영희상을 수상했다.

6일 오후 리영희재단(이사장 김효순)은 한겨레신문사 청암홀에서 제11회 리영희상 시상식을 열고 세금도둑잡아라,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함께하는 시민행동에 상을 수여했다.

3개 단체는 지난 2019년 검찰 특수활동비 정보공개 소송을 시작으로 검찰 예산 검증 활동을 시작했다. 3년 5개월 만에 대법원의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공개 결정이 확정되면서 지난 6월부터 본격적인 예산 검증 작업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이종구 심사위원장(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석좌교수)은 “한국 사회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음습한 공안 통치의 재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불길한 예감이 감돌고 있다. 시민들은 민주적 정치 질서 확립의 지연과 검찰을 비롯한 공권력의 이상 비대화를 우려하고 있다”며 “세 단체가 실천에 옮긴 검찰 특수활동비 오남용에 대한 문제제기와 공론화는 한국 사회에 남은 권력의 거대한 성역을 타파하는 작업이라는 의미를 갖는다”고 평했다.

이 위원장은 “검찰이 아무런 견제나 감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거액의 특수활동비의 존재를 지적하고 투명한 집행을 요구하는 수상 단체의 활동은 사회의 실질적 민주화에 기여하는 전향적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며 “윤석열 정부 하에서 최고 권력기관으로 군림하는 검찰에 대한 시민사회의 견제는 아직 취약한 제도적 민주주의가 굳건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보호하는 방풍림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상을 주신 것에 대해 저희 단체도 영광이지만, 전국에서 권력 감시, 예산 감시하는 사람들이 상 받을 일은 없었기 때문에, 수십 년 동안 권력 감시, 예산 감시를 한 사람들에 대한 상이라고 생각해서 감사드린다”며 “뉴스타파, 뉴스민, 뉴스하다 등 함께 검증 작업을 해준 언론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문제를 알리진 못했을거라고 생각한다. 함께한 언론에 감사드린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정진임 정보공개센터 소장도 “이 수상으로 권력기관 감시 운동을 하는 단체들이 큰 힘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자양분으로 삼고 열심히 활동하겠다. 5만 명의 시민 동의를 받아서 검찰 특활비 관련 기록물 무단 폐기 등에 특검을 요구했지만 전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내년에도 특활비 예산은 밀실에서 확정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개선하려는 활동이 잘 보이지 않아서 시민단체가 이럴 때일수록 열심히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연하 함께하는 시민행동 사무처장은 “반복해서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다양한 활동을 같이 해준 언론이 아니었다면 사실이 드러나기 어려웠을 것 같다. 계속해서 기자회견을 하게 되는 이유도 많은 언론이 써주지 않으면 시민들이 알 수 있는 길이 없어서”라며 “검찰이라는 특수한 권력을 특수하지 않게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계속 취재하고 보도해 주는 많은 언론 덕분에 저희 활동이 시민들에게 동의받고 지지받는 것 같다”고 전했다.

리영희재단은 언론인으로서 한평생을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우상을 타파하고 진실을 밝히는데 헌신한 리영희 선생의 정신을 계승하는 사업을 하기 위해 2012년 설립됐다. 리영희상은 2013년 제정돼 올해로 11회를 맞았다.

이상원 기자
solee412@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