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한울노조 천막농성 돌입…“부당해고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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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성군 농기계부품사 조양·한울기공(조양한울)에서 110일간의 직장폐쇄 뒤 노조 조합원을 대거 해고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조양한울노조는 부당노동행위·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하고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노조 분회장을 포함한 조합원 12명이 회사에 복귀할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4일 오전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조양한울은 전 직원이 29명으로, 지난해 5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대구지부 조양한울분회와 회사가 단체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해 103일간 파업을 진행했다. 회사는 파업이 시작된 바로 다음 날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파업이 끝난 뒤에도 사측은 노조 조합원 위주로 순환휴직을 시켰으며, 지난해 12월 분회장을 징계해고한 데 이어 조합원 11명을 1월 1일 자로 해고했다. 해고 사유는 ‘경영 악화로 인한 경영상 해고’다.

지난 2일 금속노조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제기했다. 이들은 조양한울 사측의 해고 조치가 정리해고의 정당성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당 정리해고’이자, 노조파괴를 위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고 대상자에는 분회 부분회장 2명, 사무장, 대의원 등 핵심 임원 및 간부가 포함됐다.

노조에 따르면 직장폐쇄로 인해 일시적으로 줄었던 생산물량이 점차 늘고 있음에도 회사는 근로시간 단축, 휴직, 휴업 등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고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도 해고 회피 방법이나 대상자 선정 기준에 관해 노조와 아무런 노사 협의를 진행하지 않았다.

▲4일 오전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조양한울 노조파괴 집단표적해고 규탄 및 원직복직 촉구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열었다.

4일 오전 민주노총 대구본부는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양한울 해고자들의 원직 복직과 대표이사 구속수사를 촉구했다. 기자회견 직후에는 노동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소규모사업장이 다수인 대구에서 조양한울분회의 투쟁은 대구지역 소규모·중세·영세사업장 노동자의 노동조건 개선을 대표하는 투쟁”이라며 “조양한울분회의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 구제신청 건은 2024년 1호 사건으로 접수됐다. 지역 노동자를 위한 제대로 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요구했다.

해고 당사자인 정영민 조합원은 “사측의 해고 기준대로라면 당연히 대상자에 포함됐어야 할, 평소 지각이 잦던 비조합원은 제외됐고 노조 간부를 포함한 조합원만이 해고됐다. 이는 누가 봐도 노조파괴를 위한 공작”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조양의 고객사 물량은 회복 추세다. 제1 고객사인 대동은 얼마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수주를 받은 뒤 노사 관계가 안정화된다면 물량을 늘려주겠다고 했지만, 사측은 집단 해고 이후 물량 회복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대표이사의 목적이 오로지 노조파괴라는 증거”라며 “반드시 승리해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다.

한편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서부지청은 조양 대표이사를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 노조법 제43조(사용자의 채용제한) 위반 혐의로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청에 송치한 상태다.

김보현 기자
bh@newsmi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