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북구문화재단 설립 용역보고서 오류 발견

보고서로 보고서 반박 가능해
대구 6개 문화재단 사례 연구 결과 보면
문화재단 장점 장담할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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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22 18:37 | 최종 업데이트 2016-08-22 19:24

대구 북구청이 추진 중인 북구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용역보고서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북구청은 지난 8일 재)한국경제기획연구원(한기연)에 의뢰한 북구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용역 최종보고서(북구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용역보고서(공개))를 공개했다. 최종용역보고서를 살펴보면 편익비용분석결과(B/C Ratio)가 1.04, 순현재가치(NPV)는 23억 8,900만 원으로 문화재단 설립이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편익비용분석결과 ‘1’을 넘기거나, 순현재가치가 ‘0’보다 크면 타당성이 있다고 해석한다.

결과만 놓고 보면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보고서를 꼼꼼하게 살펴보면 편익비용분석결과와 순현재가치 분석에 오류가 발견됐고, 문화재단 설립 시 장점으로 꼽은 것들이 실제로 가능할지 의문도 남았다. 북구청이 문화재단 설립을 위해 답을 정해 놓은 용역보고서를 납품받은 것이 아닌지 의혹이 드는 대목이다.

▲문화재단이 설립되면 문화재단으로 위탁 운영될 대구 북구 구수산도서관 전경.
▲문화재단이 설립되면 문화재단으로 위탁 운영될 대구 북구 구수산도서관 전경. (사진=북구청)

경제적 타당성 분석하는 B/C Ratio와 순현재가치 오류
한기원, 1년 치 수치 누락 때문⋯수치 확연하게 차이나

우선 용역보고서에서 각각 1.04, 23억 8,900만 원으로 밝힌 B/C와 NPV 계산에서 오류가 확인됐다. 보고서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오류가 가장 중요한 부분에서 발견된 것이다.

보고서 120~122페이지를 보면 2017년부터 2046년까지 비용-편익의 순현재가치 분석을 통해 문화재단의 경제적 타당성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 나온 30년치 명목가치 및 순현재가치의 합계가 실제 계산한 값과 큰 차이를 보였다.

보고서에서는 명목가치의 편익 합계와 비용 합계가 각각 168,791(백만원), 146,006(백만원)이고, 순현재가치 편입 합계와 비용 합계는 70,000(백만원), 67,611(백만원)이다. 하지만 실제로 공개된 30년치 편익과 비용을 계산해보면 명목가치는 각각 172,354(백만원), 139,786(백만원)이고, 순현재가치는 79,678(백만원), 66,363(백만원)으로 최대 96억에서 최소 12억 원의 오차가 났다.

▲북구문화재단 타당성 용역보고서
▲북구문화재단 타당성 용역보고서

이에 보고서를 작성한 한기원은 2047년 수치가 누락돼 생긴 오류라고 설명했다. 최초 한기원 측은 “백만원 미만 값을 절삭해서 생긴 오차”라고 밝혔지만, 이후 다시 확인 과정을 거친 후 2047년 수치가 누락됐다고 정정했다.

누락된 수치를 포함해서 다시 B/C와 순현재가치를 계산하면 B/C는 1.20까지 올라가고, 순현재가치는 137억 5,900만원까지 증가한다. 기존 순현재가치보다 6배 이상 증가하는 셈이다. 문화재단을 30년 동안 운영하면 137억까지 순편익을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런데 오류가 확인된 만큼, 137억이라는 수치를 그대로 믿어도 될지는 의문이다.

대구 관내 6개 문화재단, 자체자금비율 낮고
시설 유지 운영 중심으로 재단 운영되고 있어

또 같은 보고서에서 대구 내 다른 자치단체가 설립해 운영 중인 문화재단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북구문화재단을 설립했을 때 보고서 결과처럼 경제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보고서를 보면 6개 문화재단(대구문화재단, 대구광역시중구도심재생문화재단, 동구문화재단, 수성문화재단, 달서문화재단, 달성문화재단)에 대한 사례연구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내용을 보면 기본적으로 6개 재단 모두 경제적 자립도가 떨어졌다.

▲대구 관내 6개 문화재단의 예산 현황(자료=북구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용역 보고서)
▲대구 관내 6개 문화재단의 예산 현황(자료=북구문화재단 설립 타당성 검토용역 보고서)

예산을 보면 동구문화재단이 자체자금비율 45.8%로 절반 가까이 됐고, 대구문화재단과 수성문화재단은 각각 12.1%, 14.4%에 불과했다. 중구, 달서구, 달성군 문화재단은 자체자금비율이 0%다. 보조금이 없으면 자체적으로 사업비를 확보하는 일이 어렵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문화재단이 최근 몇 년 사이 설립된 것이고, 아직 정착단계에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체자금비율이 높은 동구문화재단이 2013년에 설립됐고, 자체자금비율이 0%인 중구문화재단은 2008년 설립됐다. 설립 연도를 기준으로 자체자금비율과 연관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더구나 보고서는 문화재단을 설립하면 외부 공모사업을 통해 자체적인 재원 조달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주요한 장점으로 꼽았고, 지자체에 대한 높은 재원의존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단점으로 꼽았다. 운영되는 문화재단 사례를 보면 장점보다 단점으로 지적된 문제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보고서는 문화재단이 설립되면 기존 문화예술서비스보다 고부가가치의 문화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더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으로 창조적 문화예술 관련 사업이 확대될 수 있다면서 북구의 문화 역량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이미 운영 중인 문화재단 사례를 보면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보고서 49페이지 사례연구 시사점을 보면 “현대적인 시설의 공연장, 극장과 문화센터 등 기반시설이 문화재단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운영인력이 늘어나고 수익성의 압박으로 인해 문화사업 비중보다 시설 운영 비중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히고 있다.

즉, 문화재단이 실제론 문화예술서비스 제공보다는 도서관이나 문화센터 등 기존에 관할 구청들이 운영하던 기관을 운영하는 일에 더 몰두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화재단을 설립하더라도 기대하는 것과는 달리 지자체가 재정 부담을 떠안고, 목표한 문화예술서비스 향상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한편 북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22일까지 주민 의견 수렴을 거친 후, 26일 북구의원들을 대상으로 보고서 설명회를 개최한다. 보고서 설명회까지 마치고 나면 북구출자출연기금운영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고, 대구시 2차 사전 협의, 대구시출자출연기금운영심의위원회 심의, 조례 제정까지 이어진다.

북구청 관계자는 “타당성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에 어울아트센터, 도서관 등을 포함하는 문화재단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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