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14일 총파업 마친 김경조 금속노조 삼우기업지회장

"용역 깡패 막으면서 가슴이 북받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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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7-28 22:28 | 최종 업데이트 2015-07-28 22:28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노동시장 구조개혁'으로 양대노총이 부글부글 끓고 있습니다. 개혁 내용 중,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저성과자는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요. 그동안 회사의 인사 평가에 따라 저성과자는 기본급보다 낮은 임금을 받아오던 공장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노조를 만들고, 올해 14일 총파업 끝에 이 인사 평가를 없앴습니다. 바로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우기업지회입니다.

(주)삼우기업은 자동차 부품 업체로 생산품의 95% 이상을 현대자동차에 납품합니다. 올해 '월드스타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대구에서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기업입니다. 14일간의 총파업이 마무리되던 28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주)삼우기업을 찾아 김경조 삼우기업지회장을 만났습니다.

"유리 섬유를 다루는 곳이다 보니, 뜨겁기도 하고, 천장에서 기름이 뚝뚝 떨어지는데도 수리가 제때 잘 안됐어요. 작업 환경이 굉장히 열악했습니다. 거기에 현장 관리자들의 비인격적인 대우가 노조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노조를 하게 된 또 한가지 이유는 임금 차별이었습니다. 어느 선에 줄을 서면 임금이 많이 올라가는 구조였어요. 일 잘하고 못하고 평가가 아닌 줄서기 평가에 대한 불만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그거 때문에 회사를 그만둔 사람도 많아요."

김경조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우기업지회장
김경조 금속노조 대구지부 삼우기업지회장

삼우기업지회는 지난해 4월 설립됐습니다. 당시 사측이 현장 CCTV를 늘리면서 '노조 탄압' 논란도 일었죠. 이들이 CCTV보다 견딜 수 없었던 것은 줄어드는 연장 특근으로 인한 생계 곤란이었습니다.

"조합원들이 먼저 파업을 하자고 했어요. 노조 만들고 1년 내내 연장 특근이 없었는데, 특근 없이는 세금 다 떼고 한 달에 120~30만 원 받고 일하려니까 이제 악이 받치는거죠. 우리는 연장 특근 없으면 생활할 수 있는 임금이 안 되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죽으나 저렇게 죽으나 똑같으니까 회사랑 끝장을 보자는 마음으로 파업을 시작했습니다."

이제 1년 하고도 3개월이 된 삼우기업지회, 파업을 하면서 난생처음 '용역 깡패'도 만났습니다. 지난 25일 새벽 2시쯤, 경비 업체 용역 직원 19명과 사측 사무직원 등 80여 명이 제품을 찍어내는 틀인 금형을 회사 밖으로 빼내려고 했습니다.

"파업 중에 금형을 빼내 갈까 봐 조합원들이 사수조를 꾸려서 철야 농성을 하고 있었어요. 개발 금형이라 수정하기 위해서 보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 나갔다가 다른 계열사로 빠지거나 하면 물량이 줄어듭니다. 물량을 빼내는 거라고 봤죠, 저희는. 그날 조합원들이 몸싸움하면서 그 깡패들을 막아 내는 걸 보면서 가슴이 북받쳐 올랐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단결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당시 용역 직원과 몸싸움으로 조합원 7명이 경상을 입었습니다. 치료비는 회사에서 지원해주기로 했는데요. 회사는 "용역 깡패가 아니라 경비업체 직원이다. 노조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19명을 직고용했다"며 "금형은 생산설비가 아니라 쟁의 행위 중 밖으로 빼내도 상관없다. 금형 수정을 못 하면 고객과 약속을 못 지키게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25일 당시 공장 모습(사진-삼우기업지회)
25일 당시 공장 모습(사진-삼우기업지회)

14일 파업 끝에 노사는 인사 평가 없이 9만 원 균등 임금 인상, 연장 특근 정상화 등 조합원 차별 금지를 잠정 합의했습니다. 노조가 생긴 후 들어온 사내하도급업체도 올해 10월 말까지 계약을 끝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파업 열기가 너무 뜨거웠던 탓 인지 김 지회장을 포함해 조합원들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파업이 마무리됐지만 많이 아쉽죠. 전면 파업으로 조합원들의 열기는 굉장히 뜨겁게 올라왔는데, 끝나니까 아쉽습니다. 연장 특근을 보장하겠다고 합의했지만, 노동조합 생기기 전보다는 많이 부족하죠. 그 부분이 많이 아쉽죠. 특근을 해야 임금이 올라가는데, 그걸 회복을 다 못 한 거니까. 앞으로 점점 확대해 나가야겠죠."

"인사 평가 없이 모두에게?동일 임금 지급하겠다고 합의한 것이 가장 큰 성과입니다. 그동안 대표적으로 임금 차별을 받아왔던 3명이 있는데, 그분들에게 어느 정도 임금 회복 시켜주겠다고 합의했습니다. 모두에게 보상해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합의했습니다."

처음 노조가 생길 때 전체 직원 165명 중 조합원은 72명이었습니다. 80명대로 조합원이 늘었다가 현재 조합원은 55명인데요. 파업에 들어가니 탈퇴했던 조합원 3명이 다시 노조에 가입하기도 했습니다. 삼우기업지회의 앞으로가 기대되는데요.

"첫 파업의 아쉬움이 남지만, 이 아쉬움으로 조합원들과 내년 임금단체협상 투쟁을 준비해 나갈 겁니다. 앞으로 1년은 노동조합을 안정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노조에 가입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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