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곶자왈의 붉은 동백 수천 송이가
마지막 남은 피까지 토해내며 절멸하던 날
교래 북받친 밭 이덕구 산전에 이르는 길을 함께 걸었다
무엇이 대전에서 제주까지 다시 이곳 산내 뼈잿골까지
그와 우리가 만나 한길을 걷게 만든 것인가
산내 뼈잿골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에는
– 김석영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부분
지난달 29일 대구경북작가회의(회장 박승민)는 10월항쟁 72주년 맞아 10월문학제 시첩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도서출판 사람)을 발간하고 ‘제6회 10월문학제’를 대구문학관에서 열었다.
이번 문학제는 대구경북작가회의 소속 문인과 10월항쟁유족회 회원 등 8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낭송과 낭송극으로 꾸며졌다. 시낭송에는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의 시인 김석영을 비롯한 문해청, 김창규, 류승완, 정은령, 정미숙 시인이 참여했다. 도도-연극과 교육연구소가 ‘1946년 10월, 그날’을 낭송극으로 공연했다. 이현순 연출로 형남수, 손병숙, 윤혜선, 이순애 배우가 출연했다.
옛 대구역 둔토(역이 가진 논밭)인 대구콘서트하우스 계단에서 2부 ‘시와 46년 10월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정대호 시인이 자신의 시 ‘폭풍의 시월 전야’를 낭송하고 고희림 시인은 “미군정 아래 최초의 항쟁! 외세를 반대하고 민족자주를 주장한 항쟁, 사회주의가 주도한 민주주의 항쟁!”을 말하며 당시 대구역을 중심으로 일어난 사건을 들려줬다.
정대호 10월문학제 위원장은 기념시첩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머리말에서 “시월항쟁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며 “우리 민족의 손으로 우리 민족이 원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우리 스스로 노력해야 했다. 시월항쟁의 의의는 바로 여기에 있다”라고 밝혔다.
2013년 시작한 10월문학제는 5회까지 10월항쟁행사위원회의 추모제와 같은 날 열렸으나 올해 처음 10월 1일 본 행사에 앞서 단독으로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