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훼손된 대구소녀상, 공공조형물 지정될까

소녀상건립추진위, 공공조형물 지정 계획
2·28기념사업회, "공원 목적과 달라···의논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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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5 18:43 | 최종 업데이트 2019-01-15 20:51

대구시 중구 2·28운동기념공원 입구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이 재차 훼손되자 관리 방안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소녀상을 건립한 민간단체가 공공조형물 지정을 추진할 계획이지만,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가 유보적인 입장이어서 대구시도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대구 중부경찰서는 소녀상 이마에 낙서가 됐다는 신고를 받았다. 소녀상 훼손은 지난해 7월 이후 두 번째다.

▲대구 중구 2.28운동기념공원 앞 평화의 소녀상 이마 부분에 검은색 글씨가 적혔다(사진=페이스북 페이지 ‘대구는 지금’ 캡쳐)

소녀상은 대구 중구청 임시도로점용허가를 얻어 2017년 3월 1일 현 위치에 건립됐지만, 허용 기간이 만료돼 현재는 임시 설치 상태다. 현 위치에 소녀상을 그대로 두면서, 훼손 문제를 관리하기 위해선 소녀상을 대구시 공공조형물로 지정해야 한다.

‘대구광역시 동상·기념비·조형물의 건립 등에 관한 조례’에 따르면 조례에서 정하는 동상, 기념비, 조형물 등은 대구시 관리 대상이 된다. 소녀상은 민간단체가 건립했지만,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소녀상도 관리 대상이 될 수 있다. 지난해 10월 조례가 개정되면서 대구시 관리 규정이 명확해져 훼손을 미연에 방지할 가능성은 좀 더 커진다.

하지만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내부에서 소녀상을 그대로 두는 것에 이견이 나온다. 2·28운동 관련 조형물을 설치할 계획으로 용역을 마쳤는데, 용역 결과 현재 소녀상 위치가 최적지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소녀상이 2·28운동과 큰 관련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기념사업회에 공원 관리 권한은 없지만, 2·28민주운동을 기념하는 공원인 만큼 단체 간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구평화의소녀상건립범시민추진위는 협의를 통해 현 위치에 그대로 두도록 할 계획이다. 건립 2주년이 되는 3월 1일까지는 공공조형물로 등록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찬 추진위 공동집행위원장은 “2·28민주화운동이 소녀상을 품을 수 있다. 아직 협의를 시작하지는 않았지만, 조만간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진위는 공공조형물 지정을 통해 대구시가 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훼손 자체는 역사의식이나 한·일관계 등 정세 문제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완전히 예방하기 어렵지만, 관 소유가 된다면 관리 효과가 생길 것으로도 기대한다.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일수 2·28민주운동기념회관 사무처장은 “2·28운동과 소녀상의 의미가 크게 관련 없어서 내부적으로 소녀상 설치가 마땅치 않다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정일수 사무처장은 이어 “2·28공원에 ‘2·28’이 없다는 지적도 있어서 관련 사업 추진을 위해 용역조사를 해 봤더니 지금 소녀상의 위치가 적절하다고 나왔다”며 “협의 요청이 들어온다면 이사회 등 내부적으로도 의논을 거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충한 대구시 여성가족정책과장은 “단체 간 의견이 일치되면 시에서도 방안이 나오는데, 입장 차이가 있는 상황”이라고 난색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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